"미드필더의 빠른 공수전환 아쉽다"|전문가에 들어본 월드컵 축구대표 평가전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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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월드컵축구 대표팀이 너무 실망스럽다.
최근 국내외에서 벌어진 국가대표팀의 평가전을 지켜본 많은 축구 팬들은 이회택(이회택) 감독이 내세운 이탈리아본선 16강 진출목표에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있다.
대표팀은 인상적인 강점이 없는 가운데 공·수에 걸쳐 실전평가에서 지리멸렬, 한심스러울 정도의 무기력한 플레이를 펼침으로써 이런 수준으로는 86년 멕시코대회 때보다 더 저조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지난5월2일부터 20일까지 파라과이 과라니팀·영국 아스날팀·소련 모스크바스파르타크팀과의 5차전에서 나타난 대표팀의 면모는 현 대표팀 코칭스태프 지도능력의 한계를 실감케 할 정도라는 지적까지 나오고있다. 이러한 월드컵대표팀에 대한전문가들의 평가와 충고를 들어본다.

<우왕좌왕 수비에 허점>
▲로만체프 소련 스파르타크팀 감독〓지난해에 비해서는 한국 대표팀의 기량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문제는 개인기량을 조직력으로 키우지 못한데 있으며 특히 수비에 큰 허점이 있다.
기동력과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을 상대할 때는 임기응변과 철저한 대인마크로 대처해야 하나 한국선수들은 상대 공격선수들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너무 쉽게 수비벽이 뚫리고있다.
또 한국선수들은 불필요한 드리블이나 횡패스로 위험을 자초하고 있는데 가능한 한 빠르고 정확한 패스로 위험지역을 빨리 벗어나야 한다.
또 공격수의 수비가 담력이 떨어짐으로써 수비가 흐트러지는데 특히 미드필더들의 빠른 공·수 전환이 아쉽다.

<한수위팀엔 속공펴야>
▲박병주씨(서울신탁은 감독)〓한국이 본선에서 한수 우위에 있는 팀들과 싸우려면 속공밖에 없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한 박자 빠른 플레이를 전개해야한다.
무모한 드리블이나 횡패스로 볼이 차단되어 역습당할 경우 오히려 위험을 자초하게 되는데 다섯 차례의 평가전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수 차례 반복되었다.
박경훈(박경훈) 구상법(구상범)의 오버래핑이 너무 잦았고, 완숙하지 못한 오프사이드 트랩은 경험이 풍부한 팀에는 오히려 좋은 역습기회를 제공한다.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수비가담으로 두터운 수비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플레이메이커의 부재가 두드러지는데 최순호(최순호)를 활용하고 변벙주나 이태호(이태호)를 스트라이커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고 박경훈을 스위퍼로, 최강희(최강희)를 풀백으로 하는 수비라인이 바람직하다.

<부지런히 움직여야>
▲차범근씨〓대표팀이 평가전을 가진 3개 팀은 개인기나 기동력·경험에서 한 수 우위다.
문제는 선수들이 상대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대등한 입장에서 경기를 펼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의 공격수들은 볼을 갖고 있는 선수는 물론 갖고있지 않은 선수들도 공격지점을 찾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우리 수비수들의 움직임은 둔감하기만 하다.
한국은 기동력 있는 미드필더를 기용, 수비 가담을 적극화, 두터운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걸쳐야 한다. <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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