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태 前 KBS사장 志淵 법명 스님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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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태(朴鉉兌.70) 전 KBS 사장이 22일 불교 태고종 총림인 전남 순천시 선암사에서 계를 받고 스님이 됐다. 한국일보 편집국장.국회의원.문화공보부 차관.수원대 법정대학장.동명정보대 총장 등을 지낸 그는 이날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雲山) 스님으로부터 지연(志淵)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언론계.정계.학계를 두루 거친 이후 본격 구도의 길에 들어선 朴씨는 "현재로선 대단한 목표가 없지만 앞으로 신도들의 어려움과 아픔을 함께 하는 승려가 되겠다"며 "승복을 입으니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나 교수로 정상에 오르다 보니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물러났다"며 "네 딸 가운데 두 명이 기독교 신자여서 승려가 되는 걸 반대했으나 잃을 것도, 바랄 것도 더 이상 없다는 생각에 이 길을 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속세에서 별 원한이 없기 때문에 현재 담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朴씨는 앞으로 경기도 남양주시 백련사 주지를 맡아 포교에 전념할 예정이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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