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로 과목 제한 새 대입제도 불합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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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강석완 (경기도 부천시 중구 고강동 382의16)
94년부터는 현행 학력고사제도가 폐지되고 적성시험으로 대체된다고 한다. 여기서 의문시되는 것은 왜 시험과목을 국어·외국어·수학으로 제한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비록 국·영·수 시험에 사회와 과학과목의 자료가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교양과목을 경시하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물론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자질을 테스트하는 것이 대입시험의 목적이고 원칙적으로 그것으로 충분할 수 있다.
그러나 중등교육이 대입에 초점을 맞춰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국·영·수 위주의 고교교육이 꼭 바람직한지 의심치 않을 수 없다.
전문화된 사회일수록 더더욱 필요하게 되는 폭넓은 교양은 중등교육에서 책임지고, 대학은 전문분야를 공부하는데 주력하는 것이 지식이 고도화된 사회일수록 필요한 교육전략이라 생각한다. 더구나 교양교육의 기회가 적은 전문대생의 비율이 높아질 것을 생각한다면 교양교육은 꼭 중등교육에서 책임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교양교육을 위해서는 현행의 제도가 더 적합하며 꼭 필요하다면 현행 학력고사 제도 내에서 국·영·수비율의 조정과 시험내용의 변화로 충분할 것이라 생각한다. 한문교육을 받지 못한 세대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는 것처럼 교육제도의 시행착오는 엄청난 부작용과 재정비의 시간소요가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교육개혁은 아무리 신중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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