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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 이후…통신株 "웃고 울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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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하나로통신의 뉴브리지 컨소시엄 외자유치안이 통과되면서 증시에 상장된 통신업체들의 주가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2일 증시에서 하나로통신.SK텔레콤 등은 외자 유치 성공의 기대효과로 상승했지만, 경영권 장악에 실패한 LG의 통신그룹들은 일제히 떨어졌다.

◆미소 짓는 하나로통신.SKT=이날 하나로통신은 LG증권 창구에서 LG 측의 보유지분으로 의심되는 매물이 쏟아졌지만 3% 가까이 상승했다. 이에 앞서 뉴욕시장에서 하나로통신 DR는 8.61%나 급등했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하나로통신에 대한 매수를 추천하고 나섰다.

한양증권은 유동성 위기가 사라져 재무구조가 안정되고 금융비용이 줄어들 것이라며 내년부터 흑자가 예상되는 '턴 어라운드'주식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증권도 아직 불확실성을 안고 있지만 초고속 인터넷 사업의 경쟁력 회복이 가능하다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올리고 적정주가도 4천5백원으로 높였다.

한양증권 성태형 연구원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고, 시내전화 번호이동성제도 도입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고지를 선점했다"고 평가했다.

SK텔레콤도 향후 하나로통신과의 제휴를 통해 유선 사업에 뛰어들 기반을 갖추게 되고 유.무선 사업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증권사들은 진단했다.

하나로통신으로부터 수주물량의 증가가 기대되는 다산네트웍스.네오웨이브 등 통신장비주들도 이날 동반 상승했다.

◆직격탄 맞은 데이콤=그러나 LG그룹의 하나로통신 인수 실패로 타격을 받게 된 데이콤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데이콤은 7%넘게 떨어졌다.

LG그룹의 통신사업 구상이 흐트러지면서 파워콤의 인수비용이 커지는 데다 기존 전화사업의 성장이 정체 상태에 빠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데이콤은 1조원을 웃도는 부채 규모가 주가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하회'로 내렸다. 삼성증권 역시 2004년에 도래하는 4천억원 규모의 파워콤 미지급 어음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며 목표 주가를 20%가량 낮췄다.

LG텔레콤도 그룹 차원의 통신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이날 2% 떨어졌다.

한편 하나로통신-SK텔레콤이라는 새로운 경쟁상대를 맞이하게 된 KT와 KTF에 대해서 증권사들은 일단 관망하는 입장이다.

대한투자증권 고연정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KT.KTF와 SK텔레콤.하나로통신이라는 새로운 양강 구도가 나타나게 된다는 점이 영업 측면에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한 경쟁체제가 확립되고 업계 1위에 대한 정부의 압력도 줄어드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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