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수 「논쟁과 사보」언지 대대적 비판기사|"북한은 김일성 개인박물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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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최근 북한을 비판하는 소련언론의 보도자세가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페레스트로이카 이래 소련에서 각광을 받고있는 주간지 『논쟁과 사실』 이 최근 북한을 금일성의 「박물관」으로 묘사하는 등 북한을 전면적으로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다. 다음은 외지에 전재된 이 기사의 내용을 발췌, 요약한 것이다.
【편집자주】
북한 정세에 관한 완전한 묘사는 보도·출판이 제한돼었기 때문에 곤란하다. 북한에서는 상세한 경제통계가 발표되지 않고 있고 가장 중요한 정책결정은 국가지도자에 의해 비밀리에 내러져 시행된다.
모든게 정치선전의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진실을 알아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북한은 금일성의 박물관이라고 불려질 수 있다. 도처에 그의 초상화와 동상, 금박의 흉상이 자리잡고 있다. 금일성의 사상 (주체) 을 기념하는 거대한 기념비도 있다.
수령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만이 북한에선 유일한 국민의 가치기준이다. 김일성의 지시는 열심히·학습된다. 노인이나 청년, 남과 여를 가릴 것 없이 김일성의 얼굴이 있는 배지를 달고 있다.
배지의 형식은 어느 사회조직에 소속되어 있는가와 사회적 지위에 따라 결정된다. 북한의 모든 국민은 언론기관에 의해 수령의 품안에서 자신들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고 믿게된다.
북한은 각종 기념비적 건축물과 89년의 세계청년학생축전용 스포츠시설 등 평양의 건설에 4년간 45억달러를 투입했다.
언론은 경제전선에서의 「승리」 에 관한 발표를 끊임없이 게재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에 대한 상세한 수치나 지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것은 계획이 종종 달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84년에 책정된 국가 경제지표는 86년에서야 달성되었다. 86년의 지표에 따르면 ▲4백50만t의 강철▲4천7백만t의 석탄▲8백50만t의 선철▲9백만t의 시멘트▲5억5천만평방m의 섬유제품▲5백50만t의 쌀을 생산한 것으로 되어있다.
당초 90년도에 달성할 예정이던 지표는 7개년 계획(87∼93년)의 최종연도로 늦춰졌다.
서방측 전문가들은 발표된 북한의 경제적 성과를 사실로 간주하지 않고 연차계획의 달성전망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주요 공업부문에서의 생산저하틀 기적하면서 전문가들은 87∼88년의 경제성장률을 연2%이하로 보고있다.
경제의 위기적 상황은 에너지와 원료의 만성적 부족, 비능률적인 관리체계, 다액의 군사비지출 (연간예산의 30%에 이름) 등이 원인이 되고있다. 빈약한 수출증가세는 서방국가들에 대한 북한의 채무상환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외채액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지만 30억달러에서 45억달러에 이른다 (소련에 대한 부채는 89년11월1일 현재 22억달러).
서방전문가들은 내외정세의 여러 요인이 북한 지도부에 정치노선의 페레스트로이카를 촉구할 것으로 보고있다. 서방전문가들은 동유럽, 특히 루마니아사태에서 보듯 경제적 정체를 극복하지 못하면 국내정치에 대한 불만으로 누적돼 언젠가는 폭발할 것으로 보고있다.
동구의 변화를 목격한 평양정권으로서는 정치적 안정이 유지되지 않는한 김일성으로부터 김정일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안된다는 깃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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