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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쿼터 해결해야 韓美 투자협정 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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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스크린 쿼터(한국 영화 의무 상영 일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한.미 투자협정(BIT)도 체결될 수 없습니다."

한.미 통상 협의를 위해 방한한 웬디 커틀러미국 무역대표부(USTR) 동북아담당 대표보는 22일 서울 남영동 미 공보원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여러 나라들과 BIT 협상을 하는 미국이 한국에 스크린 쿼터를 예외로 인정해 준다면 다른 나라들도 자국의 취약한 부분을 협상 의제에서 빼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틀러 대표보는 "미국은 스크린 쿼터의 완전 철폐를 주장한 적이 없고 의무 상영 일수를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며 "공은 한국에 넘어갔으며 이른 시일 안에 BIT가 타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최근 스크린 쿼터 문제에 대해 조속한 해결 방침을 표명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BIT는 최근 수년간 감소 추세인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도해 한국이 동북아 경제의 중심이 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커틀러 대표보는 "한국이 경제 개방에 소극적이거나 이를 거부한다면 주변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한국이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세계무역기구(WTO)의 시장개방 협상에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미국은 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들어갔으며 한국과도 FTA 맺기를 원하나 한국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이 농업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한.미 FTA에 소극적이라는 설명이다.

커틀러 대표보는 이번 방한에서 한국 정부에 ▶한 가지 기술만을 고집하지 않는 기술 중립적 표준 설정 ▶지적재산권(IPR) 체제 강화 ▶규제 설정 과정의 투명화 등 세가지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은 BIT 등 통상 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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