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자비 온누리에… /국내 최대 범종 첫 타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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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천안 각원사서 4년만에 법음/일인이 2억들여 만들어 기증/불자들 성금으로 종각도 완성
불기2534년. 부처님오신 날인 2일 오전11시 우리나라 사찰의 종가운데 제일 큰 새로운 태양의 성종이 천안 호국각원사에서 33번 타종돼 온누리에 법음을 전했다.
이날 첫 법음을 온누리에 퍼뜨린 이 성종은 85년 일본인이 사재 2억5천만원을 들여 제작해 기증한 것도 큰 의의가 있지만 이 종을 매단 종각도 4년간에 걸쳐 불제자들이 성금을 내 완성된 점에서 더욱 의의가 있다.
호국각원사는 일본에서 성종이 도착하자 이를 달누각이 없어 종을 4년동안이나 보관한채 종소리를 울릴수 있는 누각건립에 온힘을 기울여 이날 타종식을 가질 수 있었다.
불탄일을 기념하기 위해 호국각원사에 모인 신도1만여명은 자비와 평화의 종소리가 울려퍼질때 가정마다 부처님의 자비가 가득하길 합장해 기원했다.
반야심경이 울리는 가운데 정흥제신도회장(51ㆍ천안시 대흥동)등은 전국 최대의 종인 태양의 성종이 만들어져 처음으로 타종돼 올 불탄일이 가장 뜻깊다고 기뻐했다.
태양의 성종은 천안시 안서동98 태조산기슭에 자리잡은 호국각원사(주지 신법인스님)의 성종루에 매달려 있다.
국내 최대규모의 종은 각원사에 동양최대 청동대불을 시주한 재일동포 고 김영조씨의 친구인 일본인 보천영웅씨가 사재를 털어 83년 일본에서 제작,85년5월 호국각원사에 기증해온 것.
성종이라 이름지은 이종은 경주 불국사 토함산에 있는 종보다 0.5t 적은 20t의 청동으로 만들어 졌는데 종의 크기는 토함산 것보다 큰 높이 4.12m,직경 2.50m로 국내에서 가장 크다.
이 종은 경주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봉덕사종의 문양 비천상등을 그대로 옮겨 재현했다.
태양의 성종에는 『자비하신 부처님께 합장하여 고하오니 저희들의 바라옴을 증명하여 주옵소서』로 시작,『지상극락 건설되어 세계평화 이룩하게 하여 주시옵소서』라는 내용이 새겨져 온누리에 법음을 전하게 했다.
호국각원사는 일본에서 성종이 도착한 다음해인 86년부터 종각을 세우기위해 올해 3월말까지 4년동안 불자들의 성금 11억3천6백만원을 들여 철근콘크리트로 종각(건평2백8평)을 지었고 성종을 매달은 2층종루는 1백21평의 사찰형태 건물로 지어졌다.
성종이 있는 각원사는 남북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11.8m의 청동대불이 봉안되었다.
각원사가 있는 태조산은 고려왕건이 나라수호를 위해 왕자성을 쌓고 영문을 두어 10만대군을 훈련ㆍ주시키는등 역사적 전설이 담긴 유적지로 성종이 타종되므로 동양최대의 청동불상ㆍ유관순의 사사우ㆍ망향의 동산ㆍ독립기념관등과 함께 훌륭한 문화 관광지로서의 새면모를 갖추게 됐다.<천안=박상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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