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CAR] 명차 속엔 '명품 엔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혼다 VTEC
엔진 회전수 8000rpm 넘어

BMW 직렬 6기통
동급 엔진 중 가장 가볍고 힘은 최고

크라이슬러 헤미
주행 상태 따라 4기통 8기통 ‘왔다갔다’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은 언제나 힘이 넘치고 효율이 좋은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애를 쓴다. 엔진을 보면 그 업체의 기술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엔진은 자동차의 성능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연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엔진의 힘을 키우다 보면 연비가 나빠질 수 있다. 자동차업계에서 꼽는 '명품 엔진'의 특징을 살펴봤다.

◆ 엔진의 진화=BMW 직렬 6기통 엔진은 현존하는 최고의 직렬 엔진으로 꼽힌다. 1973년 첫선을 보인 이 엔진은 동급 엔진 가운데 가장 가볍지만 힘은 최고다. BMW 판매 차량의 절반 이상이 이 엔진을 달고 있다. 올해 나온 직렬 6기통 엔진의 소재는 마그네슘과 알루미늄을 혼합한 것이다. 무게는 61㎏으로 기존 엔진보다 10㎏ 가볍다. 3.0ℓ 엔진은 최고 258마력을 낸다. 직렬 엔진은 V형 엔진보다 엑셀 응답 속도가 빨라 속도를 내는 데 그만이다. 하지만 길이가 길어 자동차 모양을 내기는 어렵다. 그래서 최근에는 직렬 엔진보다 V6 엔진을 많이 쓴다. V6 엔진은 진동이 적고 정숙성이 좋아 승차감을 중시하는 미국에선 V형 엔진을 단 차가 많다. 1990년대를 풍미한 닛산의 스포츠카 '스카이라인'에 달린 직렬 6기통 엔진은 2001년 카를로스 곤 회장 부임 이후 V6엔진으로 바뀌면서 단종됐다. 미국 시장 공략에는 V6가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렉서스의 구형 GS300에 달린 직렬 6기통 엔진도 같은 이유로 2004년 사라졌다. 크라이슬러 헤미 엔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인을 사로잡던 초대형 배기량(7000cc)의'머슬카'에 탑재돼 이름을 날렸다. 이 엔진을 단 경주차는 50년대 미국 최고의 자동차 경주인 나스카(NASCAR)에서 우승을 휩쓸었다. 당시 유행한 'L'형 흡배기 밸브를 원형으로 만들어 출력을 30% 이상 좋게 했다. 이 엔진은 2003년 다시 리모델링됐다. 신형 5.7ℓV8 엔진은 시속 80㎞로 정속 주행하면 8개의 엔진 실린더 중 4개만 연료를 공급하고 나머지는 닫히게 해 연비가 20% 정도 좋아졌다. 엑셀 페달을 다시 밟으면 0.03초 만에 8기통으로 복귀한다.

89년 혼다가 개발한 가변밸브(VTEC) 엔진은 효율과 출력을 모두 고려한 엔진이다. 엔진에 걸리는 부하나 회전수.속도를 컴퓨터로 감지해 가장 적절한 힘을 낸다. 엔진 회전수가 8000rpm이 넘어가는 고회전 엔진으로 유명하다. 특히 고회전 영역에선 흡기밸브가 많이 열리게 해 출력을 높였다. VTEC 엔진은 90년대 이후 주요 자동차 업체들에 영향을 줘 현재 이 기술을 응용한 엔진들이 많이 나왔다. 닛산 인피니티에 달린 3.5ℓ VQ엔진은 V6 엔진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최고 280마력을 내는 이 엔진은 가속력이 뛰어나다. '올해의 엔진상'을 12년 연속 수상했다. 엔진 대부분을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국산 엔진으로는 현대자동차 쏘나타에 달린 쎄타 엔진이 우수한 편이다. 2.0ℓ 엔진은 가벼워 경제성이 좋은 데다 적절한 힘(144마력)을 낸다. 크라이슬러가 쎄타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한 월드 엔진은 최고 출력이 156마력이다.

◆ 이색 엔진=직렬이나 V형이 아닌 엔진도 있다. 포르셰와 수바루는 수평대항 엔진을 달았다. 엔진의 실린더가 좌우 180도로 누워 마주 보면서 피스톤이 움직인다. 권투선수들이 주먹을 내미는 것과 비슷해 일명'복서 엔진'으로도 불린다. 이 엔진은 차체의 무게중심을 낮출 수 있어 코너링 성능이 뛰어 나다. 다만 엔진룸을 차지하는 면적이 커 차량설계의 걸림돌이 된다. 일본 마쓰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피스톤이 아닌 둥근 원통 안에서 삼각 구조의 로터리가 회전하는 '로터리 엔진'을 개발했다. 스포츠카인 RX-8에 달린 배기량 1300㏄의 로터리 엔진은 270마력을 낸다. 로터리 엔진은 일반 엔진보다 내구성이 떨어지고 열이 많이 발생해 대형 배기량을 만들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김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