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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재촉하는 봄철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불타듯 무리지어 피어나는 철쭉이 늦봄의 산길을 발갛게 물들이며 산행의 발걸음을 신명나게하고있다.
철쭉은 4월말부터 멀리 제주도의 한라산에서부터 피기시작해 뭍으로 상륙, 5월말에 소백산에서 절정을 이룬다.
6월중순까지 볼수있는 철쭉은 만개기간이 다소 짧아 핀지 10일정도면 시든다.
올해는 따뜻했던 겨울날씨 덕택에 예년보다 7∼10일 빠르게 만개한 철쭉을 만날수있다.
등산객의 몸과 마음을 함께 붉게 물들이는 전국 유명산의 철쭉을 소개한다.

<한라산>
평지에는 이미 철쭉이 하나 둘 피어나기 시작했지만 고산지대에는 5월초가 넘어야 절정을 이룰것으로 공원관리사무소측은 전망하고 있다.
지난 79년까지는 철쭉절정기의 하루를 택해 제주지역산악인들이 모두 모여 철쭉제를 가졌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이 모일경우 자연훼손의 염려가 있어 하지않고 있다.
대신 산악회별로 조촐한 철쭉제를 갖고있다.
5·16도로에서 성판악코스에 이르는 능선과 영실∼오백나한∼윗새오름∼백록담을 오르는 능선과 평지에 수천평에 달하는 철쭉꽃군락이 장관을 이룬다.
특히 백록담주위에는 수십년된 철쭉나무가 붉은색과 흰색의 철쭉꽃을 만발시켜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영실에서 출발, 백록담까지는 3시간정도 소요.

<지리산>
국내제일의 철쭉향기로는 지리산철쭉이 단연 으뜸이다.
5월중순께부터 피기시작해 5월말에 절정을 이룰것으로 보인다.
노고단∼반야봉∼연하천∼벽소령∼세석평원에 이르는 주위평원과 초원지대에 철쭉이 꽃바다를 이룬다.
산전체 67km의 능선이 모두 철쭉으로 뒤덮여있고 특히 이산의 모든 코스와 연결되는 지리산의 십자로인 세석평원 (해발1천6백m) 일대는 진분홍의 철쭉이 광활하게 펼쳐져 마치 등산객이 그 붉은 철쭉의 바다에 빠진것같은 느낌을 준다.
꽃구경을 겸하는 등산코스중 대표적인것은 덕산∼증산∼천왕봉에서 역으로 내려오는 코스와 칠성∼강터목산장, 덕산∼거림등의 코스도 있다.
지리산의 철쭉제또한 3년전부터 자연훼손의 염려로 중단된 상태나 산악회별 철쭉제는 계속해 열리고있다.

<소백산>
4월하순께부터 철쭉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5월중순부터 피크를 이룰것으로 보인다.
희방사∼연하봉(1천3백94m)∼비로봉(1천4백39m)에 이르는 2km의 능선에 군락을 이뤄 핀 키1m이내의 짙은 분홍색 철쭉꽃이 산악인의 사랑을 받고있다.
연하봉에서 비로봉까지 등반소요시간은 4시간30분정도.
올해엔 5월말께 철쭉제가 열릴 예정으로, 보통 희방사에서 전야제를 갖고 아침일찍 연하봉을거쳐 비로봉정상에 올라 철쭉제를 갖는다.

<기타>
태백산의 철쭉이 유명하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않다.
그러나 해발1천5백m 정상에 천제단을 중심으로 널려진 철쭉의 아름다움은 보는이들의 감탄을 절로 자아낸다.
또 치악산 상원사방면의 망경대철쭉이 유명하며 정상인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40여리 종주능선도 갈대와 더불어 철쭉이 많다.
서울 가까이의 철쭉꽃밭으로는 동두천의 소요산이 유명하고 도심에선 남산이 화려하다. <유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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