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에 전작권 이양하면 주한미군 감축 이어질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존 틸럴리, 로버트 리스카시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21일 "미국이 한국에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이양하고 나면 주한미군 병력 감축 등의 변화가 자연스레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전작권 반대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한나라당 소속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정형근.전여옥.박진.황진하.정문헌 의원 등을 만난 자리에서 "전작권이 이양되면 미국은 더 이상 한국에 묶여 있을 필요가 없고, 자유로워질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고 황 의원이 전했다.

틸럴리 전 사령관은 '전작권 이양에 따라 연합사가 해체되고 양국 간 공동지휘본부가 만들어지면 과연 연합사 역할을 대체할 수 있겠느냐'는 한나라당 측 질문에 "물에서 산소와 수소를 분리한 다음 다시 물을 만들려면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라며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리스카시 전 사령관은 '전작권 이양 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미군이 자동 개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미국이 마음으론 지원하고 싶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때의 미국 내 정치상황이 어떤지, 즉 국민과 의회가 무슨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전작권 이양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미 결정돼 되돌릴 수 없게 됐다"며 "다만 이양 시기와 관련해선 미 국방부가 (2009년에 넘긴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하더라도 (2012년을 희망하는) 한국 정부가 하기에 달렸으며, 협상이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만일 윤광웅 국방장관이 희망하면 언제든 조언할 용의가 있다"며 "연합사는 아주 성공적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전쟁 발발에 대비해 온 사령부"라고 강조했다.

캐서린 스티븐스 국무부 수석 부차관보는 한.미 정상회담 직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언론 회동에서 '전작권을 정치문제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한 데 대해 "그것은 두 정상이 다룰 의제가 아니라 군사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고 전여옥 의원이 전했다.

◆ "북, 핵실험 땐 전작권 재고 가능성"=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북한의 그간 행태로 볼 때 북한은 연내에 핵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런 일이 벌어지면 전작권 문제를 포함한 모든 것들을 원점에서 재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 의원이 밝혔다.

대북 특사를 지낸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도 "전작권 논란과 관련해 북한의 핵실험이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