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본부 "KBS경찰투입은 판단잘못" 지적에 불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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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강력대응 주장한일없다>
○…KBS사태에 대해 일찌감치 「노동법상의 노사분규가 아닌 정치적 문제」라며 뒷짐을 지고 있던 노동부는 18일 산업평화특별대책반 회의에서 『전노협등 급진노동세력이 해결방법을 주시하고 있으므로 정부의 강력한 의지여하에 따라 상반기 노사관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밝혀 강력대응의 필요성을 강조.
그러나 이같은 진단에 대해 전노협측은 『정부측이 성급히 경찰투입을 결정했다가 곤경에 처하자 이를 강경조치로 만회하기 위해 전노협까지 팔아가며 KBS사태를 엉뚱하게 악성노사분규로 몰아가려하고 있다』고 맹비난.
한편 산업평화특별대책반장인 정동우노동부차관은 『KBS사태가 다른 노사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정부가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 뿐』이라며 『강경대응을 주장한 일도 없으며 특별대책반이 KBS사태의 해결방안을 논의할 기구도 못된다』고 발뺌.

<"경찰투입 신중했어야">
○…치안본부는 KBS사태가 장기화되고 국회에서도 거론되는등 정치문제화 되면서 경찰이 상황판단을 잘못해 성급하게 경찰력을 투입한 것이 사태악화의 주요인이라는 지적에 무척 불만스럽다는 투로 볼멘소리.
치안본부 관계자는 『서기원사장의 요청으로 어쩔수 없이 경찰력을 투입시켰지만 좀더 신중했어야 했다』며 한편으로는 자성하는 기색을 보이면서도 『그러나 KBS사장이 요청하는데 이를 거절할 수도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

<"항의전화 50%를 설득">
○…10일째 방송제작거부가 계속되고 있는 KBS비상대책위 사무실에는 하루평균 2백여통의 격려·항의전화가 빗발쳐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
격려전화는 「민주투사」「자유의 수호신」등 정치적 용어로 시작, 『성금을 보낼테니 끝까지 투쟁해 달라』는데 반해 항의전화는 「빨갱이」「죽일××들」등 원색적인 욕으로 시작, 『지금 당장 방송을 재개하지 않으면 KBS를 폭파해버리겠다』는 협박조의 내용이어서 사원들의 심기를 돋우고 있다고.
그러자 비대위는 이같은 항의 전화에 맞서 『홍보실등 부서에서 전화응답요원을 지원받아 주로 항의전화를 하는 시민들에게 서기원사장이 퇴진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를 중점적으로 설명, 50%정도는 공감을 얻고 있다』고 설명.

<"우리사정은 관심밖">
○…국방부는 최대의 현안인 국방참모총장제가 지난해 정기국회처리를 기대했다가 올2월 임시국회에서 변칙처리시비로 무산된 이후, 5월 임시국회만을 손꼽아 기다리고있던 터에 민자당의 내분으로 이번에도 또다시 일이 잘될것같지 않자 속이 무척 타는 기색.
국방부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여소야대의 상황과는 달리 거대여당 이후에는 일이 잘 풀릴것으로 기대했으나 지난 임시국회때는 모양새를 그르치는 바람에 다된 밥에 재를 뿌리더니 이번에는 집안문제로 우리사정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눈치』 라며 『곧 다가올 주한미군의 감축등과 관련해 작전권이양등을 서둘기위해서라도 수권태세가 돼있어야 하는데 손발이 잘 안맞는다』고 민자당을 은근히 원망.

<부하직원이 엉뚱한피해>
○…문교부는 최근 부내 인사에서 대입제도 개선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대학학무과 직원 10명중 과장과 사무관 2명등 모두 7명을 전격적으로 교체해 의문의 시선이 집중.
이에대해 한 관계자도 『새 대입제도의 골간인 적성시험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보인 교육정책자문회의의 눈치를 보느라 새 대입제도 실시시기를 1년간 늦추는등 대입제도를 놓고 갈팡질팡한 장본인은 정작 문교정책 결정자들인데도 그 책임을 이들 직원들에게 뒤집어 씌워 엉뚱한 피해를 입게된것』이라고 주장, 이같은 의문을 더욱 부채질.

<자료마다 "즉시보도">
○…불평등한 한미항공협정을 근거로 최근 미국항공사들이 서울취항노선을 대폭 증편, 이들에 대한 국내 비판적 여론이 높게 일고있는 가운데 노스웨스트항공(NWA)이 홍보전에서조차 고압적인 태도를 취해 가시돋친 눈길이 집중.
NWA측은 자사의 운송량증가, 기내 서비스 개선등을 홍보하는 내용등의 보도자료 4건을 각 언론사에 배포하면서 자료머리마다 「즉시 보도」할것을 명시, 주위에서는 『가위 언론에까지 위압적인 자세로 강대국 미국 대형항공사의 위세(?)를 드러내려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비난.

<공식발표늦자 갈등 해석>
○…91년 착공을 목표로 경부·동서고속전철및 수도권 신공항 건설을 추진해온 교통부는 올들어 고속전철노선과 신국제공항 부지선정 작업을 마무리짓고 3월중 이를 공식발표한다고 밝혔다가 4월이 다가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자 주위에서는 『정부 내부갈등때문인 것같다』 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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