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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MC고, 누가 패널이야?

중앙일보

입력

유재석 김용만 강호동 신동엽 박수홍 등 30대 중후반의 개그맨 출신 MC들은 회당 수 백만원에 이르는 몸값을 자랑하며 수년째 자신의 영역을 굳건히 지켜오고 있다.

시청자들은 해가 바뀌고 유행이 변해도 변함 없는 이들의 인기를 보며 과연 이들의 독주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 궁금증을 가진다. 또 만약 이들의 전성기가 저문다면 그 뒤를 이을 스타는 누가 될지에도 큰 관심을 가진다.

이에 대한 가장 근접한 답을 찾는다면 많은 프로그램에 이들과 함께 고정출연하며 보조 MC의 역할을 하는 이른바 인기 패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리라는 것이다. 원래 토론의 한 방법으로 몇 사람의 토론 참가자들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공동으로 토론하는 것을 일컬었던 패널이란 말은 오락 프로그램에서 감초 역할을 하는 여러 명의 고정 출연자들을 이르는 말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 집단 MC 체제, 패널과 MC 벽 허물어져

최근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도대체 누가 MC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가장 쉬운 구별법은 위치상 가장 가운데 자리한 인물이거나 엽서 모양의 프로그램 마크가 새겨진 대본을 들고 있는 이라고 보면된다.

이런 구별법에도 불구하고 KBS2 '상상플러스' '해피선데이-여걸식스', MBC '무한도전' '황금어장' '강력추천 토요일' '일요일 일요일 밤에-경제야 놀자', SBS '일요일이 좋다-둥글게 둥글게'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들을 보면 누가 메인 MC라는 '심증'은 있지만 정확한 '물증'은 없다.

가장 높은 출연료를 받는 이가 메인 MC라 할 수 있겠지만, 이들에 대한 시청자의 호감도가 꼭 출연료에 비례하는 것도 아니다.

한 예능 프로그램 연출자는 "공동 MC라고 부르는 것이 가장 적당할 것이다. 기존에 패널로 등장하던 연예인들의 캐릭터도 다양해 지고 메인 MC 이상의 인기를 얻는 이들도 많아졌다"며 "패널과 MC의 구별은 점점 더 모호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 호시탐탐 자리 노려..메인 MC로 가는 코스

MC는 개인기나 언제든지 웃음을 터트릴 수 있는 순발력만 있어서 오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수 많은 방송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 전체 출연자들을 장악하는 카리스마, 조리있는 말솜씨와 정확한 발음 등 다양한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들 못지 않은 방송경험과 재치로 무장한 패널들은 호시탐탐 MC의 자리를 노리며 언제든지 시켜만 준다면 해낼 수 있다며 눈빛을 번쩍이고 있다.

박명수는 오랜 무명의 시절을 딪고 '제8의 전성기'를 맞아 각종 오락 프로그램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특유의 직설 화법을 이용한 호통개그로 인기를 얻으며 노골적으로 유재석 등이 차지한 MC의 자리를 노렸다. 이런 노력 끝에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동안클럽'에서는 MC의 자리에 서기도 했다.

조혜련 정선희 송은이 신정환 정형돈 노홍철 조형기 등 단골 패널은 이제 MC로도 손색이 없는 위치에 올랐으며, 지상파와 케이블의 일부 프로그램에서 패널이 아닌 메인 MC로 활동하고 있다.

또 다른 예능 프로그램 연출자는 "예전과 달리 정상급 MC를 기용한다고 시청률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높은 위치를 바라보는 패널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와 입담이 안정된 시청률을 보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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