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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빚 상환, 소득의 40% 넘지 않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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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면

회사원 이모(42)씨도 비슷한 시기 3억원가량의 자금을 갖고 같은 단지 아파트를 구입했다. 다만 김씨는 빚을 내지 않고 38평형 아파트를 구입했다. 이 아파트의 현 시세는 4억원. 1억원 정도의 차익을 올렸지만 정씨의 투자 수익률에는 못 미친다.

재테크를 '돈 불리기'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돈을 잘 빌려쓰는 것'도 훌륭한 재테크의 출발이다. 효율적인 대출 관리로 돈을 불릴 수 있는 '빚 테크' 노하우를 전문가로부터 들어봤다.

◆ 주택담보대출은 능력만큼만=내 집 마련의 부족한 자금은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가장 염두에 둬야 할 점은 갚아나갈 능력만큼만 대출받으라는 것이다. 외환은행 목동지점 김생수 PB팀장은 "자신의 소득 수준을 무시하고 무리해서 대출을 받았다가 나중엔 결국 자신이 샀던 주택을 싼 값에 내놓거나 신용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1년 거치, 19년 상환 조건의 연 6.8% 고정금리로 1억원을 대출받는다고 가정하자. 첫해는 매달 약 56만원 정도를, 나머지 19년 동안은 매달 78만원 정도를 갚아야 한다. 이 정도의 돈을 떼놓고도 생활이 되는지 따져보라는 뜻이다.

또 오랫동안 살 집을 마련할 거라면 15년 이상 장기로 대출받는 것이 좋다. 봉급생활자는 1년 동안 상환한 대출이자에 대해 1000만원까지 연말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카드 현금서비스보다 마이너스 통장 =직장인 이모(31)씨는 월급날 며칠 전이면 돈이 다 떨어져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현금서비스 금리가 높다는 건 알지만 워낙 짧은 기간인 데다 언제든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습관적으로 이용한다.

그러나 하나은행 백미경 성북동 지점장은 "단기 대출이라 이자부담을 체감하지 못하지만 현금서비스 이자는 연 20% 정도로 매우 높다"며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면서 연체도 거의 하지 않아 신용도가 높다면 당장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연 7~8% 수준인 직장인 신용대출에 비해 대개 0.5~1%포인트 정도 금리가 더 붙지만 조기 상환에 따른 수수료 없이 수시로 필요한 돈만 쓸 수 있어 단기적으로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이자는 실제 사용한 금액과 사용한 날만큼만 내면 된다. 다만 자주 대출금을 빼 쓰는 경우는 차라리 신용대출을 받는 게 유리하다.

◆ 학자금 대출 무서워하지 마라=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는 게 걱정이다. 하지만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대기 위해 부모의 연금저축을 깨면서까지 노후를 위태롭게 만들 필요는 없다. 정부가 보증하는 학자금 대출 등을 이용하면 자녀 이름으로 1인당 최고 4000만원까지 최장 20년 동안 나눠 갚을 수 있다.

학자금 대출을 받으려면 대출 사이트(www.studentloan.go.kr)에 접속해 대출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대출 가능 금액 등은 통계청의 소득 10분위 자료와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를 활용해 환산한 가구소득 분류자료를 통해 결정된다. 금리는 연 6~7% 수준이며 보통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 2~3개월부터 약 20일간 신청을 받는다.

◆ 적당한 부채 규모는= 정모(45.여)씨는 수입이 일정치 않은 탓에 2000만원 정도를 신용대출받아 비상금 조로 통장에 넣어두고 쓴다. 그러면서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싼 채권형 변액보험에 매달 50만원씩을 꼬박꼬박 넣고 있다. 백 지점장은 "매달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돈과 대출 현황을 꼼꼼히 살펴 갚을 수 있는 대출은 우선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재무설계를 위해서는 매월 부채 상환액이 월 순소득의 최소 40% 이하인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카드할부금, 자동차할부금, 신용대출 등 실생활과 직접 관련된 소비성 대출은 소득의 20% 이하여야 부담이 되지 않는다. 부동산을 구입할 경우에는 대출이 부동산 구입 자금의 절반을 넘어서지 말아야 한다.

김 팀장은 "부동산 투자로 대박을 터뜨리기 위해 무리하게 대출받는 것은 위험하다"며 "특히 아무리 높은 투자 수익이 기대된다 하더라도 빚을 내서 주식을 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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