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나라와 합당? 꿈도 꾸지 마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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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확산되고 있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합당론’에 대해 민주당이 ‘합당은 절대 불가’라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는 한화갑 대표의 ‘한-민 공조’ 발언을 놓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상호 비방전이 거세진데 이어, 그 화살이 민주당으로까지 미치고 있는데 따른 것.

민주 "한나라당은 민주당과의 합당에 꿈도 꾸지 말아야"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20일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서로 ‘뿌리’와 노선이 달라 합당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은 민주당과의 합당에 대해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또 한나라당과의 ‘정책 공조’에 대해서도 “열린당과 한나라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현존하는 정당 모두가 서로 간에 늘 해오던 것”이라면서 “그때그때 사안에 따라 하는 것이지 어떤 협약을 통해 맞춰가는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50년의 정통성을 가진 정당”임을 강조하면서 “혹여 한나라당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상대하기 쉬운 열린당과 맞대결하려고 민주당을 없애기 위한 방편으로 ‘합당’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민주당이 정치적 매춘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한 열린당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에 대해서도 “자기들은 한나라당에 공개 구혼까지 했으면서 민주당이 ‘러브콜’ 받는 게 죄가 되냐”며 열린당의 공개 사과와 민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열 “한-민 공조는 '야합'… 부끄러워해야” vs. 한 “궁지에 몰린 열린당의 몸부림”

이에 앞서 열린당 김근태 의장은 지난 18일 전북도당 핵심당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여러분을 경멸한 한나라당과 손을 잡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책연합은 ‘야합’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병두 의원도 20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정치적 매춘 행위를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공공연히 합당과 연합을 제의해오는데 대해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집권 여당 의장이 ‘야합’이라는 저급한 용어를 쓰며 다른 당 헐뜯기에 나선 것은 ‘자기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2중적 사고를 전형적으로 나타낸 것”이라면서 “궁지에 몰린 열린당의 몸부림이다”고 맹비난했다.

한편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지난 11일 한나라당내 의원 모임인 ‘국민생각’ 초청 간담회에서 “국민에게 도움이 되면 ‘한-민 공조’를 두려워말아야 한다. 그런 말도 못 꺼내면 정치 개혁·발전은 없다”고 말해 정치권의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 내에서도 김무성 의원이 ‘신당 창당’을 전제로 민주당 일부 의원들과의 연합을 제안했으며, 홍준표 의원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민주당과의 합당론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아울러 민주당 신중식 의원도 평화방송 '열린 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지금 현재는 (합당)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정치는 '생물'"이라며 "연말이나 내년 초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될 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언급, '한-민 합당론'의 끈을 놓지 않았다. 【서울=데일리안/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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