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회담 국회상임위/「공작정치」가 최대쟁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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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치자금 압박ㆍ도청등 근절요구 김영삼위원/서안기부장 국회출석 증언 요청 평민ㆍ민주당
민자당 내분의 한 요인이 되었던 「공작정치」가 17일의 1노2김 청와대회담과 16,17일 열리는 국회상임위에서 최대의 정치쟁점이 될 것 같다.
민자당의 김영삼최고위원은 14일 김종필최고위원과의 회동이 끝난 뒤 『공작정치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며 『공작정치와 선거부정을 하는 정부는 나의 오랫동안의 경험으로 보아 존립하기 힘들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해 「공작정치」를 계속 문제삼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16,17일 양일간 열리는 국회 법사ㆍ내무위에서는 평민당을 비롯한 야당측에서 이 문제를 집중추궁할 방침이어서 큰 논란이 예상된다.
김영삼최고위원측은 공작정치의 내용으로 ▲방소이후의 정치자금 압박설 ▲김최고위원에 대한 미행 및 접촉인사에 대한 면담내용확인 ▲전화도청등을 주장하고 서동권안기부장의 해명과 재발방지책을 요구하고 있다.
김최고위원측은 최근 안기부가 박철언 정무장관의 측근세력들로 요직을 개편,공식지휘계통을 무시하고 사실상 박장관의 지휘를 받아 여권에 대한 정치사찰을 강화함으로써 박장관의 정치적 야망과 경쟁그룹의 약화를 위해 기능을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최고위원측의 한 소식통은 현재 안기부에는 서동권부장,김영수제1차장외에도 기조실장ㆍ제2특보ㆍ부장비서실장 등이 박장관의 천거에 의해 새로 임명되었으며 특히 국내정치ㆍ수사를 담당하는 제2특보에는 전두환씨의 친인척비리와 관련,공직을 사퇴한 손진곤 전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박장관의 친구라는 연분으로 재기용되어 정치공작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따라서 김영삼최고위원은 노대통령에게 공작정치의 근절과 함께 현재 진행중인 정치사찰의 실태를 소상하게 설명하고 이런 노력이 계속 무시되면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평민당은 16,17일의 상임위에서 민자당의 내분과정에서 드러난 공작정치시비를 집중추궁,3당통합의 부도덕성과 6공의 민주화가 허구라는 점을 다시한번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평민당은 이와함께 3당통합과 대구서갑 보궐선거에서 정호용씨의 후보사퇴과정에 깊숙히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서동권안기부장을 국회에 출석시켜 공작정치의 실체를 규명하겠다는 계획이다.
평민당은 안기부가 속해 있는 국방위가 열리지는 않으나 민주당(가칭)과 민자당의 민주계가 가세할 것으로 보여 법사ㆍ내무위 등에서 안기부장의 출석증언에서 서안기부장의 출석증언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
평민당은 또 이번 상임위에서 평민당이 주장해온 안기부법개정이나 경찰중립화법 제정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좋은 기회라고 보고 법사위등에서 공작정치의 추궁을 이들 법의 제ㆍ개정으로 연계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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