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포드 고위층 극비회동 제휴 논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미국 자동차 업계의 양대 거인 GM과 포드 간 제휴.합병설이 피어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두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최근 극비리에 만나 양측 간 제휴 방안 등을 논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 CFO는 일단 양측이 각각 추진 중인 구조조정에 충실하기로 합의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두 회사가 숙적과 손잡는 방안까지 검토하게 된 것은 양측 모두 도요타.혼다.현대 등 외국 회사의 공세에 설 땅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는 이로 인해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외국업체와의 제휴 및 경영진 교체 등 자구책을 모색해 왔다.

GM은 두 달 전부터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과의 삼각 연대를 추진 중이다. 포드는 2012년까지 4만4000여 명을 해고하고 북미지역 16개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또 미국산 고급 차의 대명사인 링컨 타운카의 생산까지 중단하는 방안을 숙고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빌 포드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보잉 출신의 앨런 멀럴리가 새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됐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자 숙적과의 제휴라는 극약처방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관련 전문가들은 기술개발 분야에서의 공동 연구 수준은 가능할지 모르나 합병 등은 불가능할 것으로 분석한다. 무엇보다 미국의 반독점 관련법상 업계 1.2위 회사 간 통합은 특별한 예외가 아닌 한 불가능한 까닭이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