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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1억원 직장인 3억원 까지 '묻지마 대출' 성행

중앙일보

입력

시중은행의 직장인 대출 경쟁이 도를 넘고 있다고 파이낸셜뉴스가 17일 보도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이와 같이 보도하며 연간 벌어들이는 소득보다 최고 3배까지 많은 금액을 담보없이 대출해주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연봉 1억원짜리 직장인은 최고 3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해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하지 않아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 이에 따라 은행의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와 함께 금융감독 차원의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합병과정에서 노사간의 갈등으로 금융대전에서 열세를 보였던 한국씨티은행은 하반기들어 공격적인 영업으로 전환하고 대출 세일에 나서고 있다. 대출을 위한 모집인을 선발하거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 직장인 공략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세우는 등 시장 점유율 회복에 적극적이다. 특히 조달금리가 낮은 외국계 은행들의 경우 타은행 대출과 상관없이 추가적으로 대출을 해주는 등 대출세일에 보다 적극적이다.

신 직장인 신용대출이라는 상품을 내놓은 씨티은행은 타 금융기관 대출에 상관없이 최고 7000만원, 최장 5년까지 대출해주고 있다. 예컨대 연봉 65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의 경우 금융권 대출이 9700만원이 있더라도 최고 5400만원까지 총 1억5100만원의 대출이 가능하다. 더욱이 3000만원까지 대출할 경우 0.5%포인트가량의 금리 우대로 최저 5.99% 금리를 적용하는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자기 연봉의 약 3배가량의 대출이 가능한 셈이다. 씨티은행은 거래 실적이 없더라도 최고 신용등급을 일률적으로 적용한 것이어서 은행간 대출경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씨티은행은 이에 앞서 월 30만원만 납입하면 최고 850만원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을 만들어 직장인과 자영업자, 프리랜서를 공략해 재미를 톡톡히 본 바 있다.

SC제일은행도 연봉 72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의 경우 기존 대출 5300만원에다 추가 5000만원을 합쳐 최고 1억300만원을 대출해주고 있다. 이때 적용되는 대출금리는 최저 연 8.66%로 최장 5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다 담보를 제공할 경우 추가 대출이 가능, 정부가 지도하는 총부채상환비율 초과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연봉 6000만원인 직장인은 개인 및 회사 신용도에 따라 최저(5등급) 5000만원에서 최고 2억원(1등급)까지 담보없이 신용대출해주고 있다.

하나은행도 연봉 6000만원인 경우 최고 3600만원(연봉의 60%)까지 대출해주던 것을 1억원 한도내에서 연봉의 1000만원까지 추가 확대한 7000만원까지 대출해주고 있다. 그러나 의사, 회계사등 전문직에 대해서는 최저 1억원에서 3억원까지 직장인 신용대출해주고 있다.

우리은행도 연봉의 60%까지 대출하던 것을 100%까지 끌어올려 연봉 범위내 대출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외국계의 대출세일은 다분히 과당경쟁의 소지가 있으며 이같은 현상이 신용카드업계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금융기관들이 한시적으로 대출 세일을 하거나 치고 빠지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시장 정화 차원에서라도 총부채 상환비율 준수 등 대출의 적정성과 시장질서유지 등 점포 검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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