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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승엽 영입실패 내분 '왜 안잡았냐'

중앙일보

입력

"왜 이승엽을 잡지 않았느냐."

요코하마 베이스타스가 최근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승엽(30)을 영입하지 못한 데 따른 내분으로 우시지마 가즈히코 감독이 사임을 표명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스포츠서울이 16일 보도했다. 이승엽을 놓친 지바 롯데 마린스 역시 올시즌 퍼시픽리그 4위가 확정돼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건너갔다. 이승엽 후폭풍이 거세다.

요코하마는 14일까지 49승71패3무로 센트럴리그 꼴찌가 확정적. 5위 히로시마 카프에 6게임차나 뒤져있다. 그런데 요코하마는 올시즌 초 요미우리보다 먼저 이승엽을 영입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놓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요코하마 구단사정에 밝은 일본의 한 소식통은 지난 겨울 이승엽측의 에이전트가 당초 요미우리보다는 요코하마와 먼저 접촉을 한 것으로 전했다. 이승엽측은 주전 1루수로 충분히 뛸 수 있는 요코하마와 협상테이블을 마련해 "지바 롯데에서 받는 수준인 연봉 2억엔이면 입단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1루수 자리에 고민이 많았던 요코하마 구단 고위층은 그러나 장고 끝에 "영입하고 싶지만 우리는 자금이 없다"면서 협상 테이블을 접었다. 그러면서 이승엽은 1루수 기요하라 가즈히로가 떠난 요미우리의 선택을 받았다. 계약금과 연봉을 포함해 2억1000만엔의 조건이었다.

공교롭게도 올시즌 개막전 상대는 요코하마. 이승엽은 5타석에서 모두 출루하며 홈런 1방을 포함해 3타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친 뒤 일본 최고타자로 올라섰다. 특히 올시즌 요코하마전에 7홈런으로 구단별로 가장 많은 홈런을 날리고 있다. 요코하마로서는 땅을 치고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요코하마의 주전 1루수인 사에키 다카히로는 타율 0.237. 5홈런 35타점에 그치고 있다.

우시지마 감독은 시즌 내내 구단 고위층과 이승엽 영입 실패를 두고 마찰을 빚은 뒤 최근 "잡아야할 선수도 잡지 못하는데 어떻게 좋은 성적을 내겠느냐. 시즌이 끝나면 떠나겠다"며 스스로 사의를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우승팀 지바 롯데도 리그 4위가 확정되자 일본의 한 언론은 '올시즌 지바 롯데의 실패는 이승엽의 공백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승엽은 16일과 17일 오후 2시 요코하마 원정경기를 치른다. 감독의 사의표명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요코하마를 상대로 시즌 40호 홈런을 쏘아올릴지 궁금하다.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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