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 목적 자선단체?… 구글 10억 달러 투자 돈 벌어 사회 공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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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세계적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이 이윤을 추구하는 자선단체 설립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사회공헌 사업에 착수했다. 뉴욕 타임스(NYT)는 14일 "구글이 10억 달러(약 9600억원)의 종자돈을 들여 지구촌의 빈곤.질병과 지구 온난화 문제 등을 다룰 영리 목적의 자선단체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구글 닷 오알지(Google.org)'라는 이름의 이 단체는 창업 자금 투자, 벤처 캐피털과의 제휴 등을 통해 돈을 벌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로비스트를 고용해 미 의회를 상대로 로비도 불사할 방침이다. 비영리재단이 아니기 때문에 돈을 벌면 당연히 세금을 내야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일반 기업과 전혀 다를 게 없다. 그러나 돈을 버는 목적에 차이가 있다. 이 단체의 첫 번째 사업 계획 중 하나는 기존 하이브리드 자동차(휘발유와 전기 혼용차)에 비해 연료가 훨씬 더 절약되는 신형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하는 것이다.

휘발유.에탄올.전기를 동시에 사용해 휘발유 1ℓ로 40㎞ 이상을 달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이 사업의 목적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지구 온난화를 막자는 것이다. 사업 성공을 위해선 신형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하는 회사를 세워야 한다. 때로는 벤처 자본과 공동 투자를 해야 할 필요도 있다. 미 의회가 이 자동차를 사는 사람에게 세금 공제 혜택을 주면 금상첨화다. 그러려면 로비스트 고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비관론도 만만찮다. 세무 전문 변호사인 마커스 오웬스는 "경기가 침체할 경우 구글의 주주들이 이 단체를 통한 '투자'에 반발하고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 닷 오알지는 이익이 나더라도 이 돈을 구글 본사의 사업에 전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NYT는 "일개 회사가 전 지구 차원의 문제를 과연 얼마나 제대로 다룰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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