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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못한 여성「취업의 길」 열어준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낮시간동안 텅빈 채 버려져있는 독서실공간을 진학하지 못한 청소년들의 직업훈련장으로 활용하려는 구상이 국내 처음으로 시도되고 있다.
서울YWCA가 서울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성동청소년회관(236-2678∼9)은 중학을 졸업하고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14∼23세의 여성들에게 무료취업훈련을 시키기로 했다. 특히 훈련생과 후원회원을 연결해 훈련생 1명당 드는 교육비를 후원회원들이 부담하고 훈련생에게는 점심과 교통비를 지급함으로써 일체의 경제적 부담이 없이 훈련받게 하고 있다.
성동청소년회관이 1차로 구상하고 있는 직종은 커튼사. 주택양식의 변화와 홈 인테리어 붐으로 인해 커튼을 비롯한 실내장식 소품들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새직종으로 커튼사를 개발, 4욀20일부터 수3회(월·수·금요일 오전9시30분∼오후5시30분) 3개월과정으로 30명을 훈련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성동청소년회관 변도윤 관장은 『연건평 4백8평의 4층건물에서 2∼4층이 독서실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히고 이 가운데 약1백평이 되는 2층 독서실을 훈련장으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변 관장의 이 같은 구상은 청소년회관이 진학 청소년은 물론 비진학 청소년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쪽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
약 5백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독서실은 시험기간 중에는 9백여명이 이용할 정도로 북새통을 이루지만 보통 때는 3백∼4백명이 이용하는 정도이며 그나마 학생들이 학교에 가는 시간인 낮시간에는 텅빈채 버려져있는 실정이라는 것.
그동안 당국은 이 회관이 달동네 학생들의 공부방용으로 건립된 점을 들어 회관자체의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대해 난색을 표명하다가 지난해말 고건 시장의 구두약속 끝에 지난 14일 사업계획승인을 받음으로써 이번 사업이 성사됐다.
커튼사는 이론과 실기의 비율을 5대5정도로 해 ▲사회윤리 ▲직업의식 등 교양교과와 ▲디자인이론 ▲색채학 ▲마름질 ▲디자인 ▲재봉틀만지기 ▲커튼제작 ▲인테리어 실습 ▲관련업체견학 등을 하게된다.
성동청소년회관측은 이를 위해 재봉틀10대를 마련, 2층 독서실이 훈련장으로 쓰일 때는 이를 한목에 늘어놓고 훈련이 끝나면 작은방 한목에 몰아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학생 1 명당 드는 훈련비는 30만원선. 현재까지 대한손해보험협회가 3명분을, 인데코사 백정난사장이 2명분을 후원해준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백씨는 『정말 가난한 사람에게 평생 일할 수 있는 기능직을 가르친다는 것이 마음에 들어 후원하기로 했다』면서『커튼에 대한 기본이론과 기술을 익힌 전문인력이 배출되면 업체는 물론 일하는 이들도 재미있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 관장은 『훈련장여건 인력수급등을 감안해 1차로 커튼사를 시작했지만 앞으로 다른 직종도 가능성을 보아 다룰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김애량 청소년과장은 『성동청소년회관의 취업훈련결과를 보아 다른 독서실에도 이를 넓혀나갈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위탁 운영하는 독서실은 모두 76개며 단독건물로 설립된 1곳은 21개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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