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용씨 후보 사퇴할 듯/노대통령과 극비 면담… 어젯밤 상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합동유세전 거취 표명
【대구=이용우기자】 동문대결로 전국의 관심이 대구서갑구 보궐선거에 쏠려있는 가운데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호용후보가 25일 첫 합동유세를 앞두고 돌연 상경,노태우대통령과 면담을 가져 사퇴가능성이 높아졌다.
정후보측은 구체적인 사실을 전혀 밝히지 않았으나 『중요한 전화를 받고 서울로 올라간 것 같다』고 말하고 사퇴여부는 정씨가 낮 12시쯤 대구에 와 직접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후보는 23일 오후 5시쯤 지역구를 순방하고 있다가 갑자기 서울로부터 중대한 전갈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평리4동에 있는 사거리사무실로 급히 돌아왔다.
정후보는 측근에게 『서울에 갔다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자택으로 돌아가 오후 6시30분쯤 부인 김숙환여사와 함께 승용차편으로 서울로 출발했다』는 것.
그러나 정후보는 서울 과천에 있는 자택에는 들르지 않았는데 이날밤 9시40분쯤 안기부직원이라고 하는 1명이 자택에 와 『정후보가 서울에 왔으며 안기부장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후보는 25일 아침 8시 다시 서울을 출반해 합동유세 직전 대구에 도착하는데 자신의 거취와 잠적사실에 관한 입장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예정이다.
정후보 선거사무실측에서는 정후보가 노대통령과 면담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확인할 수 없으며 『정후보가 후보에서 사퇴할지의 여부도 확인할 수 없다』고 구체적인 사항에 관해 답변을 피하고 있다.
정후보측의 한 소식통은 대통령부인 김옥숙여사가 22일께 대구에 내려와 정후보 부인 김숙환여사와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정후보의 사퇴문제가 논의된 것 같다고 전하고 정후보가 23일 밤 서울로 올라가 노대통령을 면담했다면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정후보는 지난 15일 노대통령과 만나 후보사퇴를 권유받았으나 거절한 바 있으며 23일부터 신현확 정춘택씨등 원로동료들로부터집중적으로 사퇴종용을 받아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