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최대그룹 여총수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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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31세 미혼녀 정면면씨,동생약혼식 참석길/아시아 제2 거부…대우와 야심찬 상담도
필리핀 최대재벌로 볼키아 브루네이국왕에 이어 아시아 제2의 거부로 꼽히는 탄유그룹의 여총수가 20일 한국에 왔다.
미국ㆍ일본에까지 사세를 확장,아시아월드 인터내셔널그룹으로 불리는 이 재벌 여총수는 중국계 필리핀인으로 아직 미혼인 31세의 정면면씨(필리핀명 에밀리아 로자스).
오는 28일까지 머물게될 그녀의 이번 방한은 남동생인 정위황씨(29)의 약혼식(25일) 참석을 위한 것인데 체재 기간중 현대의 정주영 명예회장,럭키금성의 구자경회장,대우의 김우중회장 등 국내 재계인물들을 두루 만날 예정이어서 구체적인 사업목적도 있지않나 관심거리가 되고있다.
특히 대우그룹과는 현재 탄유그룹이 야심적으로 추진하고있는 마닐라만 52만평 매립 및 위락단지 건설계획(총투자비 1백억달러)과 관련해 주요 상담이 오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탄유그룹은 당초 필리핀에서 야자무역으로 출발,그후 거점을 대만으로 확대해 대만의 경제부흥을 타고 급성장한 그룹. 현재 대만에만도 은행ㆍ호텔ㆍ쇼핑ㆍ건설개발 등의 총 36개 기업자산만도 약3조6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회장의 부친 탄유씨(55)는 어머니가 운영하던 티포코 코포라라는 조그만 무역회사를 물려받아 오늘날의 대그룹으로 육성시킨 장본인. 특히 이멜다시절 필리핀의 내노라하는 재벌들을 제치고 단 1백만달러의 차이로 52만평 규모의 마닐라만 매립권을 따낸 것은 필리핀기업 경쟁사중 유명한 일화.
탄유씨의 둘째딸인 정회장이 모두 14명의 형제들중 아버지의 대권을 이어받게된 것은 지난 84년 운명한 할머니의 유언이 직접적 계기가 됐으나 15세때부터 사무원,아버지의 비서등으로 사업에 참여,낮에는 학교(필리핀여자대학졸업)에 가고 밤에는 일해온 그녀의 사업적 열성에 대한 평가도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회장은 정장보다는 청바지등을 즐겨입고 오로지 그룹 운영에만 관심을 쏟는 전형적인 사업가 스타일로 정평이 나있다.
정회장은 『사회에서 혜택받은 만큼 사회에 환원해야한다』는 기업관을 펼치고 있으나 최근 정정불안이 가라앉지 않고있는 필리핀에서의 사업확장 및 유지에 적지않은 영향을 받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약혼하는 남동생 정위황씨는 대만과 필리핀에 7개의 특급호텔을 경영하고 있는데 86년 미스코리아인 약혼녀 이혜정씨(22)와는 88년 자신의 호텔에서 열린 미인대회에서 만났다고 전해지며 약혼식은 25일 오후.<박신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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