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ㆍ경제개혁 대안제시 안해/중공당 6중전회 결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천안문서 잃은 신뢰 회복에 노력/중도파 기용 대외관계 개선 모색
12일 폐막된 중공당 제13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6중전회)는 사회주의의 낡은 이념인 「대중노선」을 다시 제시하는 한편,현안인 경제및 정치개혁에 관해서는 어떠한 구체적 정책제시에도 실패한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6중전회가 채택한 당과 인민의 관계강화에 대한 결의는 기본적으로 마오쩌둥(모택동)이 『당은 대중과의 관계강화를 위해 모든 당조직을 통해 인민과의 사이에 있는 문제해결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일치한다.
이는 6ㆍ4천안문사태 이후 중공당이 겪고 있는 정통성의 위기,즉 지식인과 대중들에 의한 신뢰성의 상실에 대처한 것으로 「너무 늦기 전에」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수 있다.
당초 7일로 예정됐던 이번 회의의 개시가 9일로 늦춰진 것은 당내 인사ㆍ경제정책,그리고 소련ㆍ동구ㆍ몽고로 이어지는 변혁사태와 관련,많은 논란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와함께 오는 20일 전인대에서 리펑(이붕)총리가 발표할 경제정책에서도 통제경제를 주장하는 보수세력의 견제가 강력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최고지도자 덩샤오핑(등소평)이 78년이래 중국의 최대과제로서 경제발전을 제시한 것은 이번 회의에서도 관철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개혁주의자들은 역시 이번 6중전회에서 개혁과 관련한 어떤 기간이나 정책도 구체적으로는 언급되지 않아 실망이 클것으로 보인다.
한편 천안문사태이후 계속 비공개로 열리고 있어 이번에도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가계획위원회 주임 저우지아화(추가화),상해시장 주룽지(주용기),광동성장 예쉔핑(엽선평) 등 3인의 정치국 진입설이 끈질기게 나오고 있다.
대외적으로 강경이미지를 주고 있는 정치국에 상대적으로 중도적인 이들 3인을 배치하는 것이 등소평의 의사이며 등은 이를 통해 개혁지속과 대외관계에 전기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여진다.
결국 중국지도층은 6중전회에서 당내 권력투쟁의 불씨를 안은채 선언적 의미에서 사회주의 이념을 재천명함으로써 당분간 변화의 물결을 거부, 1당독재체제를 강화해갈 것으로 보인다.【홍콩=전택원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