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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모터스포츠월드] 폭주족 없애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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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미국 최대의 스포츠 행사 중 하나인 나스카 경주를 후원하는 삼성전자는 경주 기간에 맞춰 휴대전화 특별판매 등 다양한 판촉 이벤트를 했다. LG전자는 2000년부터 'LG 수퍼 위크앤드'란 GT챔피언십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섰다.

금호타이어는 세계 3대 모터 스포츠 이벤트인 르망 경주에 자사 팀을 출전시키고, 한국타이어는 독일 F3대회에 타이어를 제공해 입맛이 까다로운 유럽 소비자에게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 모터 스포츠 마케팅은 찾아볼 수 없다. 경주장(서킷)이 부족해 대중화가 안 된 결과다.

자동차 경주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국제 수준의 경주장 건설이 필수다. 자동차 경주장은 단순히 경주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오픈 록 페스티벌은 독일 뉘르부르그링 경주장에서 열린다. 수만 명이 참가하는 마라톤 경주나 인라인 대회도 연다. 레저.테마파크 기능뿐 아니라 교통안전 교육장소로 활용해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영국.이탈리아.독일은 수백 개의 자동차 경주장을 보유하고 있고, 일본도 30개 가까운 경주장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0여 년 전부터 대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경주장 건설을 검토 중이나 뚜렷한 진척이 없다. 경주장은 정부.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다. 지금도 지방의 한적한 도로에서는 미국 영화에서나 나오는 길거리 레이싱이 활개를 치고 있다. 주말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통행이 뜸한 도로에서 많게는 1000 대 이상의 차량이 속도 무한대의 게임을 한다. 길거리 레이서들을 서킷 안으로 끌어 들여야 한다.

이승우 모터스포츠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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