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태평양 해일」몰고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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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반도의 봄은 항도 마산에서 비롯된다.
아직도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겨울 맛이 남아있으나 낮에는 야구하기에 안성맞춤인 날씨여서 프로야구팀들이 해마다 이맘 때면 다투어 찾는 명소가 마산이다.
일본에 전지훈련을 간 3개 구단(태평양·롯데·빙그레)중 제일 먼저 귀국한 태평양은 지난달 27일 서둘러 마산공설운동장을 점령, 팀 전술 훈련에 돌입했다.
그동안 일본 히로시마구레시에서 27일간 체력단련과 개인기량향상에 주력해온 태평양은 3월 한달 동안 팀웍 마무리를 위해 컨디션조절에 전력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태평양 돌핀스는 최창호(최창호) 이광길(이광길) 김일권(김일권)등 주력부대가 연봉 미계약 상태거나 부상등으로 일본전지훈련에 빠져 팀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었다.

<최계훈·허정욱 기대>
고교감독 때부터 혹독한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정평이 나있는 김성근(김성근)감독은 일본전지훈련기간 중 구단 측에 이들의 조기 합류를 계속 요청해봤으나 끝내 이뤄지지 않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었다.
그러나 귀국하자마자 실시된 마산훈련에는 부상에서 회복중인 에이스 박정현(박정현)을 비롯, 미 계약선수들도 연봉조정을 끝내고 모두 참여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마산훈련에 앞서 3월 한달 동안 12회의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베스트9를 선정하겠다고 선언, 선수들간의 치열한 경쟁심과 함께 신인급 서수들의 의욕을 유도하고있다.
지난해 박정현·최창호·정명원(정명원)등 신인투수 트리오의 대활약에 힘입어 돌풍을 일으켰던 태평양은 올해도 이들 외에 동아대출신 김력(김력)과 고졸투수들인 김민태(김민태·유신고) 가내영(가내영·제물포고) 등 신인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 외에 지난 시즌 다소 부진했던 노민승(노민승·89년 입단) 조병천(조병천·86년 입단)등이 변화구를 날카롭게 다듬어 놓고 설욕을 벼르고 있어 투수 로테이션에 한몫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특히 김감독이 직접 훈련을 도맡고 있는 노장급 투수들인 임호균(임호균·34)을 비롯, 오영일(오영일·30) 이길환(이길환·3l·이상 MBC 이적선수)등도「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입장이어서 하루2백∼3백 개의 공을 던져야 하는 강훈을 견뎌내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고참·신인 조화가 관건>
태평양의 투수진은 이들 외에도 3년간 군복무를 마친 왕년의 에이스 최계훈(최계훈)과 아마국가대표출신 좌완 허정욱(허정욱), 5승 이상을 바라보는 박은진(박은진), 신완근(신완근) 등이 도사리고 있어 양적인 면에서 7개 구단 어느팀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올 시즌에는 비로 경기를 못할 경우 곧 다음 첫 경기에 더블헤더로 치르게 되어 팀당13∼14명의 주전투수가 필수적이다.
공격력에서도 태평양은 지난해보다 파워가 강해졌다.
아마국가대표 중심타자였던 김경기(김경기)가 입단한데다 현재 2군에서 연일 대포를 쏘아 올리는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한 신인 이용호(이용호·건국대졸)가 주포인 김동기(김동기) 를 샌드위치로 만들고 있다.
특히 김경기는 1m85cm·87kg의 좋은 체격에 타격자세가 안정돼있고 나무방망이에 적응이 빨라 수비 위치(현재1,3루 훈련) 만 찾는다면 당장 주전으로 기용하겠다는 것이 김감독의 복안이다.
타 구단 출신선수가 많은데다 신인유망주들의 활약여부에 기대를 걸어야하는 태평양으로서는 고참과 신인의 조화가 「돌풍에서 태풍구단」으로의 변신에 관건이 되고 있다. <마산=권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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