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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 부족 '신부 임대해 드려요' 사이트 인기

중앙일보

입력

가톨릭 신자 중에는 교회가 과거에 묶여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또 이혼했거나 혼전 임신한 사람 동성애자들도 있다. 이들 모두 정작 필요할 때 가톨릭 사제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가톨릭 신자들 중에는 이런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들 처럼 공식 교회에서 멀어진 가톨릭 신자들은 결혼식이나 장례식 때 결혼한 사제를 '임대'해 쓴다.

인터넷 웹사이트(http://www.rentaspriest.com)에 접속하면 사제 '임대'가 가능하다.'신의 옐로 페이지(God's Yellow Page)'로 알려져 있는 이 사이트는 사제 2500명의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다.

웹사이트에 올라 있는 사제 대부분은 로마 가톨릭교회의 독신주의 원칙 때문에 공식 성직사회를 떠난 사람들이다. 이들은 그러나 사례를 받고 결혼식 주례를 하는가 하면 세례를 주고 무료로 장례식과 병자성사를 주관하고 있다.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성직자 '독신주의 문제(CITI)' 사무국장 루이스 하제트는 "우리는 교회가 하지 않는 예수 그리스도의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작년에 3000쌍의 결혼식을 지원했다.

이 단체는 결혼한 사제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파문제도 개혁운동도 벌이고 있다.

하제트에 따르면 인터넷 성직자 임대가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성직자 부족 때문이다. 미국 주교회의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가톨릭교구의 27%에 상주 사제가 없다. 사제들이 늙으면서 교회는 문을 닫는데 새로 서품받는 사제는 줄고 있다.

알바니 로마 가톨릭교구의 론 멘티는 10년 전보다 사제는 줄었는데 신도들의 영적 필요를 충족시킬 수요는 많다면서 "사람들이 인터넷 사제 임대를 찾는 이유는 교회의 규칙과 규제 기대 등을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식 교회 밖에 있는 사제들이 더 편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제트는 1992년 어머니가 양호시설에 있는데도 교구 사제를 구하지 못하자 이 사이트를 창설했다.

CITI는 결혼했거나 동성애자인 로마 가톨릭 사제를 찾아내 등록 보증하고 판촉하는 일을 한다. 하제트는 교회법은 결혼한 사제를 21곳에서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알바니 교구 대변인 켄 골드파브는 서원을 어겼기 때문에 결혼한 사제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후일 사제가 된 결혼한 개신교도는 인정하지만 "임대 사제들은 서원을 먼저 하고 나중에 결혼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13년간 사제생활을 한 후 결혼한 리처드 하셀바흐는 많은 사람이 "법인 가톨릭교회"의 완고한 고집을 못마땅해 한다며 CITI를 옹호했다.

하셀바흐는 이혼했거나 임신한 사람 또는 동성애자의 결혼식을 주례하고 가톨릭 사제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은 사람에게 자문을 해주고 있다.

그는 자기 집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교회 밖에서 결혼을 주례한다. 로마 가톨릭교회는 교회 밖에서의 결혼식을 허용하지 않는다. 하셀바흐는 신앙은 그리스도와의 관계지 교회의 규칙이나 교리와의 관계가 아니라면서 "한번 사제는 영원히 사제"라고 말했다.

미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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