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보라스 "승엽, 요미우리와 2년 계약"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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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30·요미우리) 발목에 족쇄가 채워져 있어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로 갈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 돼 주목을 끌고 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원하면 2007시즌 무조건 재계약한다'라는 옵션 조항에 묶여 있다는 설명이다.
 
이 주장은 메이저리그의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의 입을 통해 나와 설득력이 높다.보라스가 이끄는 스콧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메이저리그 최고, 최대 에이전시다. 다른 스포츠 종목으로 영역을 확장하지 않고 야구에만 집중하고 있다.

스포츠 심리학자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하비 도프만 박사까지 스태프로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선수 관리에 있어 전문성을 자랑하며 소속 선수인 박찬호를 계기로 한국 야구는 물론 일본 야구 정보에도 밝다.
 
그래서 보라스가 파악하고 있는 이승엽 계약 상황을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넘기기엔 그의 비중이 너무 크다. 특히 그가 일본 프로야구 최고 투수인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의 에이전트로 직접 일본을 오가며 메이저리그 행을 추진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지난 4일 다저스타디움 홈플레이트 바로 뒤 귀빈석에서 만난 보라스에게 '이승엽이 올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로 올 것으로 예상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런데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어려울 것이다. 내가 알기에는 이승엽이 요미우리와 2년 계약이 돼 있다. 1년 보장에 2년째, 그러니까 플러스 1년은 구단이 선택 옵션을 가지고 있는 계약이다. 이승엽의 활약을 볼 때 요미우리 구단은 당연히 옵션을 행사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보라스는 이승엽의 성적을 거의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35개의 홈런을 친 것은 기억하고 있다. 지금은 몇개인가. 더 치지 않았는가?"라고 물었다.
 
지바 롯데 마린스를 떠나 올시즌 요미우리 유니폼으로 갈아입을 때 이승엽은 1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시즌이 끝나면 다시 자유 계약이 돼 요미우리와의 재계약과 자신의 꿈인 메이저리그 진출 사이의 선택만 남은 것으로 보였다.

현재 뉴욕 양키스 등 주요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일본에 스카우트 팀을 파견해 이승엽 리포트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보라스의 주장이 맞다면 그의 메이저리그행은 어렵다. 하라 감독은 물론이고 구단주까지 나서 '무조건 이승엽을 붙잡겠다'고 하는 마당에 요미우리가 옵션행사를 포기할리 만무하다.
 
보라스는 지난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이승엽의 타격을 직접 봤다. 보라스는 "유연하면서도 날카로운 타격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이다. 특히 젊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도 더 크다"며 "내 선수가 아닌 까닭에 메이저리그 진출 문제에 대해 할 말은 없다"고 밝혔다.

일간스포츠 로스앤젤레스=장윤호 특파원 [changyh@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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