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공분야 개방 요구 거셀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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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단 김종훈 수석대표가 5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시애틀 타코마 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본협상이 6일(한국시간 7일) 미국 시애틀에서 나흘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양국은 5일 원산지.통관 분야 협상을 시작으로, 6일 오전 공식 협상 개시 선언에 이어 상품.농업.금융.서비스.투자.의약품 등 19개 분야별 협상을 벌인다.

시애틀 시내의 역사산업박물관에 마련된 회의장에서 진행될 이번 협상에 우리 측에선 김종훈 수석대표를 비롯한 218명이, 미국 측에선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 등 98명이 참가한다.

5일 현지에 도착한 김 수석대표는 "씨름판의 샅바 잡기에 해당했던 1, 2차 협상과 달리 이번 협상부터는 본격적인 '힘쓰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에 반대하는 원정 시위대 60여 명도 현지에 도착해 반대집회를 벌였다. 시위대는 5일 미국 노동절을 맞아 열린 시애틀 지역 사회.노동단체 집회에 참석, FTA 반대 입장을 설명한 데 이어 9일까지 '3보 1배' 행진 등 반대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3차 협상에선 분야별 시장개방 계획에 대한 논의와 함께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분야 개방과 관련한 협상도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이미 "공기업도 시장경쟁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 협상단은 미국 측이 이에 따라 구체적인 개방 공세를 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은 ▶민간 분야와 경쟁하는 공기업들은 시장가격에 따라 거래해야 하며 ▶민영화되는 공기업에 대해 미국 기업도 한국 기업과 똑같이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국책은행에 대한 정부 지원과 통신업종에 대한 외국인 투자지분 제한(49%) 등도 논란이 예상된다.

김 수석대표는 "(가스.전기 등 공공성이 큰 분야에서) 독점적인 공기업을 지정해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자는 데는 원칙적으로 의견이 같지만 공기업의 상업적 지위와 독점적 지위 남용 방지 등에 대해선 더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산지 규정 분야와 신(新)금융서비스도 양국 사이에 이견이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은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느냐, 미국에서 생산된 일본 메이커의 자동차를 미국산으로 간주하느냐를 놓고 맞서고 있다. 또 보험중개업과 자산운용업의 국경 간 거래 허용 문제를 놓고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시애틀=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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