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초등논술방] '걸리버 여행기'를 읽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1면

<가> ①걸리버는 소인국과 거인국을 갔었다. 소인국과 거인국은 정말로 반대였지만 걸리버는 그 나라들에서 사람들과 살고 탐험을 했다.

①이 이야기에서 걸리버는 소인국과 거인국에 갔었다. ②실제로는 거인국이 소인국보다 더 좋다고 생각되지만, 알고 보면 소인국이 더 좋다. <나>처음에는 소인국 사람들이 걸리버를 묶었다. 원래 그렇게 큰 사람이 한번 짓밟으면 이 나라는 망할 텐데 무모하게 묶었다는 것이 잘못됐다③고 생각한다. 그리고 달걀 때문에 전쟁을 한다는 것이 참 어리석다③고 생각된다. 서로 타협하고 이야기를 주고받으면 되는 것을 전쟁을 일으켜 꼭 싸워야 될까? 물론 달걀 때문에 전쟁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지 않은 것을 보면 이해가 된다.

<다> ③내가 생각하기에는 거인국 사람들이 걸리버를 업신여길 것 같다. 개미, 파리 등을 우리가 보았을 때는 그저 조그만 한 동물로 밖에 ④않보인다. 우리도 작은 동물들은 업신여기는데 거인국 사람들에게 걸리버는 조그만 한 동물로 보일 것이다.

<라> 소인국은 걸리버에게 음식도 주고 옷도 맞추어 주는 등 여러 가지를 도와주었다. 그리고 걸리버에게 호칭까지 만들어 주었다. 즉 소인국이 거인국보다 더 ⑤좋은 것 같다고 생각한다.

◆ 총평.첨삭

주관적 감정에 빠지지 말고 논제 잘 파악을

소인국에선 내가 가장 크다. 거인국은 무섭고 사람들도 징그럽다. 대부분 이런 근거를 댔다. 논제에 '내가 만약 걸리버라면~'이란 전제가 깔렸다면 적절하다. 하지만 '어디가 더 좋은 나라인가'를 따지는 논제다. 두 나라를 각각 하나의 국가로 객관화해 '정치.법.제도, 경제상황, 시민문화' 등의 차이를 의제(쟁점)로 설정하는 게 관건이다.

가령 소인국은 전쟁, 허례의식, 애매하고 긴 법조문이 판을 치지만 거인국은 폭탄 제조도 싫어할 만큼 평화롭고 정치가의 술수와 탁상공론 학문이 없어 더 좋다. 혹은 거인국은 가난한 농업 국가이지만 소인국은 잘사는 상업 국가라서 더 좋다. 아니면 두 나라 모두 절대왕정이기 때문에 오늘날의 관점으론 둘 다 안 좋다 등등.

대상을 객관화한다는 것, 초등학생 또래에겐 확실히 힘들다. 이 때문에 키, 생김새, 호감도만 따진 채 논술의 첫 단추(논제 파악)를 잘못 끼우고 논점 일탈을 한 게 허다했다. 물론 홍식학생 말마따나 '친절도'가 나라 평가의 기준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것뿐이라면 논증이 빈곤하고, 지나치게 개인적 감정에 치우쳤단 반론에 부딪힐 수 있다.

문장 ①은 말 되풀이다. 뒤의 ①은 삭제하고 문장②는 앞 단락에 붙여 도입부(<가>)로 처리해야 얼개가 잘 짜인다. '~고 생각한다(③)'는 표현은 논술의 금기다. ④는 '안 보인다.'가 맞다. 틀린 맞춤법은 퇴고를 하지 않았다는 방증인데, 글쓰기의 완성은 정성스러운 퇴고에 있다. '~같다' 식 추측투 어조(⑤)는 논술답지 않다. '좋다'라며 쓴 사람부터 확신에 찬 주장을 펼쳐야 한다.

노만수 서울디지털대 문예창작학부 초빙교수, 학림논술 수석연구원

◆ 다음 주제는

중앙일보 joins.com의 논술카페 '우리들의 수다(cafe.joins.com/suda)' 초등논술방에 글을 올려주세요. 매주 30명을 골라 학림논술연구소 연구원.강사들이 총평을 해드립니다.

*** 다음 주제='숙제로봇(국어 2-1)'이 일기를 대신 써주는 때가 올까요. 만약에 로봇이 인간과 똑같은 지능과 감정을 갖고 있다면 '인간'으로 대해 주어야 하나요. 글 <나>와 <다>(6-1 국어 '한눈에 본 먼 미래')를 참고해 미래에 '복제인간'과 '인간로봇'이 생긴다면 어떻게 대해주어야 하는지를 논술하시오. (600자±100)

*유의사항: 인간로봇과 복제인간 중 하나만 택해 논술하시오.

*보기 글은 '우리들의 수다'의 '초등 주제글 보기' 게시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