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는 달라요" 저작권등록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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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신욕을 하면서 창 밖을 감상하고.. 전용 취미실에서 꽃꽂이를 하고..'

건설업체들의 아파트 저작권 등록이 잇따르고 있다. 공들여 개발한 평면을 경쟁사들이 손쉽게 베끼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다.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된 뒤 업체들이 신평면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이 같은 추세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이달 중 분양하는 충남 조치원 '조치원자이'전평형의 평면을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이 회사가 '모방 불가'를 표방할 만큼 조치원자이의 평면은 특색을 갖췄다는 평이다.

33평 평면에서 선보이는 '조망형 부부욕실'이 가장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안방의 뒤쪽에 설치되는 부부 욕실을 과감히 아파트 전면부인 안방 발코니 옆에 배치했다. 욕실의 앞쪽은 유리로 마감한 덕에 자연 채광이 욕실로 들어오고 욕실에선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욕실을 휴게 공간으로 생각하는 젊은 세대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

회사는 이밖에 발코니 확장을 염두해 둔 전용 취미실과 식품저장고(팬트리) 등도 저작권으로 등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최근 주부 공모전과 학생 공모전을 통해 확보한 신평면 30건의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아파트의 중앙을 빈 공간으로 배치한 '중정'형 평면이나 △미니욕실을 갖춘 신혼 부부용 25평형 평면 △채광, 통풍효과를 극대화한 전업주부용 34평형 평면 등이 새 입주민을 기다리고 있다.

쌍용건설 역시 지역과 연령 등 입주민 취향에 맞는 맞춤형 아파트를 선보인다. 이를 위해 외관과 평면, 공용공간 설계를 다르게 하는 디자인 저작권을 13건 취득했다.

서울과 고가주택 밀집지역에는 40~50대 상위 소득층을 대상으로 고전적인 장식과 기둥, 석재로 마감된 외관을 갖춘 클래식(Classic) 타입 아파트가 시공된다.

수도권과 지방도시에는 30~40대 중산층을 대상으로 깔끔한 입면과 절제된 선, 면, 색이 입체적으로 부각되는 모던(Modern) 타입을, 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 등에는 30대 중상층을 대상으로 입체감을 강조한 하이테크(Hi-Tech) 타입의 아파트가 시공된다. 회사는 다음달 분양하는 광주 '금호동 쌍용 예가'부터 특화된 외관과 평면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

동부건설도 최근 입주한 '부천 동부센트레빌' 옥탑부를 등대처럼 설계해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중견건설업체도 평면에 대한 저작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우림건설은 지난 8월 여수 신기동 우림 필유의 전평형(33 ̄52평)의 기본형과 확장형 평면도를 저작권 등록했다. 대동종합건설도 경산 사동의 대동 다숲 발코니 확장형 평면을 저작권 등록했다

GS건설 주택기술담당 최임식 상무는 "업계가 참신한 아이디어로 고객 취향에 적합한 평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저작권 등록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인 만큼 계속 보편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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