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년 창단후 전국대회 입상6번 서동명·박신흠등 국가대표 배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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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구에서 자동차로 1시간거리인 구마(구마) 고속도로변에 위치한 경북 달성군 현풍면은 주민들의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이곳에 있는 현풍고 (현풍고)는 면단위의 시골 학교에 불과하나 7O년대에는 축구명문으로 이름을 떨쳤으며 80년대에는 하키의 명문으로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60년대 중반부터 축구를 교기(교기)로 하던 현풍고가 하키로 변신하게 된것은 아이로니컬하게도 70년대초반 같은 도 대구지역 고교축구가 붐을 이루게 되면서 비롯된다.
대구의 계성·청구·대륜고등에서 축구팀을 잇따라 창단하는 바람에 면단위 학교로서는 선수선발이 어려워져 현풍 축구팀은 76년 해체되고마는 비운을 겪게된 것이다.
또 현풍고 재단으로 연간 1천여만원을 지원해오던 쌍용그룹이 당시 기업공개를 전후한 어려운 사정으로 재정지원을 중단한것도 축구팀 해체 원인의 하나였다.
현풍고는 축구팀 해체 5년후인 81년 당시 대구MBC사장이던 한준우(한준우.66) 재단이사장과 유호운 (유호운·58) 교장에 의해 비인기종목인 하키를 교기로 채택, 팀을 창단하게
된다.
이후 현풍고는 83년 현재의 전진수(전진수·37)감독을 맞아 83년 전국체전3위, 85년 전기통신공사 사장배 2위,86년 대구MBC배 1위, 87년 제6회 협회장기 2위, 89년 대구MBC배3위 및 제8회 협회장기 3위의 성격을 거두며 꾸준히 성장해 왔다.
현풍고는 그동안 전국가대표 서동명(서동명), 현국가대표 박신흠(박신흠), 전주니어대표 김수태(김수태) 차두근(차두근)등을 배출했고 현재 신종학 (신종학·3년) 김흥렬(김흥렬·2년)등이 주니어대표로 뛰고 있다.
전감독은 현남녀국가대표팀 유민승(유민승) 박영조(박영조)감독을 배출한 왕년의 하키명문 환일고 (전 균명고) 출신으로 부임 당시 선수들의 도시락에 반찬이 김치·깍두기 뿐인 것을 보고 유교장에게 달려가『먹어야 뛰지 않겠습니까』라며 읍소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전감독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선수들을 집에 데려다 합숙을 시키고 봉급을 털어 선수들에게 고기를 사먹이는 등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창단뒤 4∼5년동안은 이렇다할 예산도 없는 어려운 형편이었으나 최근에 는다소 나아져 88년 하반기부터 재단측에서 연간 2천만원, 경북하키협회 박상하(박상하) 회장이 2백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학교주변 주민들도 식비와 목욕료를 할인해주는등 관심과 격려가 증대되고 있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특히 현풍고 하키팀은 경북도내의 유일한 고교하키팀으로 도민 전체의 사랑을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선수 17명 전원이 현풍거주 학생들로 명실공히 내고장 명문으로 사랑받고 있다.
다른 대부분의 하키팀들 역시 마찬가지지만 현풍고선수들에게도 가장 어려운문제는 학교내에는 물론 같은 행정구역인 경북도내에도 인조잔디구장이 없어 본격적인 훈련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풍고팀은 학교운동장에서 체력훈련을 주로 하는 한편 틈틈이 대구의 두류운동장을 찾아 인조잔디 적응훈련을 한다.
현풍고는 지난 1월30일부터 2월3일까지 인조잔디가있는 부산사직구장에서 영남의 하키 명문 김해고교등을 상대로 연습경기까지 갖는등 과거보다 여건이 좋아져 사기가 드높다.
또 이해와 관심이 높아진 학부모들로부터 지원받아 봄방학때인 오는 22일부터 1주일간 성남 인조잔디구장으로 전지훈련까지 계획하고 있다.
전감독은 『학교·학부모들의 지원과 격려가 눈물겹다. 이제 우승으로 모든 성원에 보답할 길만 남아 있다』며 선수들과 함께 올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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