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변혁 어떻게 볼것인가|국내학자들 시각 다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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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소련과 동구에서의 대변혁은 북한과의 통일이 민족적 과제인 우리에게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소련·동구의 격변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학자들의 견해가 최근 다양하게 발표되고 있고 논쟁적 구도를 형성,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동구권국가들이 변화해 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학술논문은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으나 각종 언론매체와 학술잡지등에의 기고나 좌담형식으로 학자들간의 논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사회주의국가를 연구해온 국내의 비교적 진보적인 학자와 유럽중심의 해외유학파들까지 포함된 논쟁의 주된 흐름은 대개 다음과 같은 세가지로 정리할수 있다.
첫째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에서 시작된 일련의 변화는 결국 사회주의체제의 모순에서 출발한 것으로 이러한 변화는 상대적 우위에 있는 자본주의의 장점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보는 견해다.
이같은 입장은 미국중심의 서구국가들이 표명해온 체제비교론적 견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국내의 보수적 진영이 수용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에서는 당연히 최근의 동구변화를 환영하며 나아가 자본주의의 체제우위에 따른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둘째 이와 대조적으로 최근의 변혁이 자본주의화가 아니라 진정한 사회주의의 회복, 나아가 사회주의의 비약적 발전을 예고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소련당국이 공식적으론 표명해온 입장과 유사한 시각이다.
일부 재독유학자들과 국내의 진보적 학자들이 이같은 입장에 서 있으며 이들은 최근의 변화를 과거의 잘못된 사회주의(스탈린주의)를 청산, 진정한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한 제2의 혁명이라고 보고있다.
셋째 정통 사회주의에 대한 위기라고 보는 입장이다.
즉 프롤레타리아독재포기, 자본주의적 시장경제도입등은 사회주의를 부정하는 잘못된 노선이라는 견해다. <오병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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