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살인범 자칭 1명 “자수할 뜻”전화/“나는 조경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부산서 경찰에 “더이상 숨을 곳 없어 불안/자수 반대 공범에 설득중
【부산=조광희기자】 서울 구로동 샛별룸살롱 종업원 집단살해사건의 범인으로 수배된 조경수(24)를 자칭하는 20대청년이 13일 오전5시20분쯤 부산 동래경찰서 상황실로 전화를 걸어와 『자신들은 최근의 미용실강도와는 무관하며 자수하려해도 공범 김태화가 자수를 거부,자수를 못하고 있어 친구를 설득하는대로 자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5시20분쯤 동래경찰서 상황실로 자신을 범인 조경수라고 밝힌 20대청년이 서울ㆍ전남말씨가 섞인 목소리로 차분히 상황실부실장 이정석경위와 4분여동안 통화했다.
이 20대청년은 현재 영도에 있는 김태화친구집에 숨어 있으며 더이상 숨을 곳도,달아날 길도 없어 불안해 잠을 못자 자수하겠다며 룸살롱사건뒤 서울에서 하루 자고 부산으로와 미장원 연쇄강도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 청년이 부산의 누나ㆍ형집을 소상히 알고 있고 극히 불안한 목소리로 전화한 것으로 미뤄 범인 조가 거의 틀림없다고 단정하고 조의 연고지 주변에 형사들을 잠복시키는 한편 부산시 전역에 경찰비상근무을 내리고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사건후 하루 자고 부산으로 도피/미장원 강도는 우리와 관련 없어”/「조경수」 경찰과 4분통화 내용
다음은 범인 조경수를 자칭하는 20대청년이 동래경찰서 상황실 이정석부실장(경위)과 약 4분간 나눈 전화 통화내용이다.
▲나는 구로동 샛별룸살롱사건 범인 조경수인데 상황실장을 바꿔달라.
­상황실장은 잠시 자리를 비웠으니 부실장인 나한테 말하라.
▲나는 지금 영도에서 김태화친구집에 있는데 자수하려고 해도 태화가 자수를 못하게 하고 있다. 태화를 설득하는대로 자수하겠다.
­어떻게 해서든지 김태화를 설득하라.
▲자수하면 사수는 있느냐.
­자수하면 정상이 참작되므로 살길이 있다.
▲왜 누나ㆍ형들을 괴롭히느냐. 내가 범행했을뿐 누나나 형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제발 누나ㆍ형들을 괴롭해지 말아달라.
­현재의 위치가 어디냐.
▲아까 말한대로 영도 태화의 친구집에 태화와 함께있다. 불안해서 잠을 못잘 지경이다.
­언제 부산으로 왔느냐.
▲사건후 서울에서 하루 자고 막바로 부산으로 피해왔다. 우리는 최근 서울의 미장원 연쇄강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지금 경찰에 자수하라.
▲태화가 말을 듣지않아 지금은 안되겠다. 태화를 설득하는대로 둘이 함께 자수하겠다.
더이상 숨어있을 곳이 없다. 다시 전화하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