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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초고화질 TV 전쟁 '초절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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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수 년 전만 해도 일본 기업들의 독무대였던 이 행사에 한국 업체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공간을 확보해 유럽시장 공략에 열을 올렸다. IFA는 세계 영상가전 시장의 미래를 보여주는 풍향계다. 올해는 39개국에서 1049개사가 참가했다. 행사가 끝나는 6일까지 사상 최대의 20만 인파가 몰릴 것으로 주최 측은 기대했다.

◆보다 생생하게, 훨씬 실감나게=박람회장 북쪽의 20번 홀에 들어가자 35대의 LCD TV 화면을 연결해 만든 세 군데의 작은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이 연상되는 이 화면에서 갑자기 개구리가 튀어 올랐다. 다른 전시장에선 날개를 펼친 독수리가 대형 화면에서 쏜살같이 솟구쳤다. 생생한 화질에 관람객들이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처럼 고화질(HD) TV 시장을 잡으려는 세계 전자업계의 경쟁이 곳곳에서 불꽃을 튀겼다. 6월 독일 월드컵 이후 수요가 급성장하는 데다 연말 성탄절을 앞두고 특수가 예상되는 품목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회사 '디스플레이 서치'는 유럽시장에서 PDP TV가 올해 340만 대에서 내년 470만 대로, LCD TV는 1700만 대에서 2400 만대로 늘 것으로 예측했다.

초고화질(Full HD) 부문의 경쟁이 특히 치열했다.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인 1180평 면적의 전시장을 확보해 60여 가지 제품을 전시했다. 80평 면적의 LCD 패널 전시공간엔 19~82인치의 초고화질 제품들을 선보였다. LG전자는 800평 전시공간에 102인치 PDP TV, 100인치 LCD TV를 앞세워 200만 화소의 초고화질 37~70 인치 제품을 내놨다. 네덜란드 필립스는 TV 화면의 상하좌우에 은근한 조명을 쏴 화면의 생동감을 높이는 '앰비 라이트'기술로 눈길을 끌었다. 샤프.도시바.히타치 등 일본 가전업체들은 차세대 고화질 DVD 기술인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HD DVD 제품들을 내세워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다.

◆눈길 끈 다양한 최첨단 기능들=삼성전자는 MP3 신제품을 내놨다. 미 애플의 '아이팟'을 잡기 위한 야심작이다. 모델'K5'는 본체 외부에 슬라이드 형태의 스테레오 스피커를 달아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능을 보탰다. 삼성전자 전동수 전무는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세대간 격리 현상을 극복하려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타임머신 TV'로 불리는 LCD TV에 비디오 녹화기능을 접목한 복합기능 제품을 출품했다. 80 GB 용량의 하드디스크를 내장해 최장 40시간의 방송을 볼 수 있다. TV를 켜자마자 생방송이 자동 녹화된다.

미래기술을 보여주는 필립스의 '퓨처 존'코너에선 '라이프 스타일 홈'이 인기를 끌었다. 리모콘 하나로 정보 데이터와 주문형 비디오를 불러와 '전자액자'로 불리는 평판 화면에 동시 구현하는 시스템이다.

베를린(독일)=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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