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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문학 비평의 본령, 문명에서 찾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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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문학평론가 방민호(38.국민대 국문과 교수)씨가 세번째 평론집 '문명의 감각'을 펴냈다. 오랜 시간 '문학 권력'의 비판에 몰두해 있다가 문득 '문명'의 의미를 되새기는 '변신 움직임'이 감각적이면서 상당한 무게로 실렸다. 한층 넓어진 사유의 스펙트럼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방씨가 문학을 문명으로 확장하게 된 계기는 임화(리얼리즘)와 김기림(모더니즘)의 비평작업을 함께 검토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과 일본 도쿄대 강상중 교수의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 같은 책을 통해 '근대 비평'의 본령을 찾게 됐다. "문명의 문제를 외면하거나 우회한다면 한 언어가 문화사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몫을 놓치는 것이 되리라." 방씨가 현 지점에서 내린 결론이다.

그의 문명이 있는 문학 평론은 일본에서 한국계로 태어나 캐나다로 이주해 프랑스 문학을 전공한 작가 정욱의 소설 '김치'를 다룬 평론 '문화적 정체성의 탐색과 그 의미'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 듯하다.

"정욱에게 한국이란 빈 중심이고 빈 근원을 이루는 상징물이다.(…)한국 다시 말해 김치를 지리적 고향이 아니라 정신적 허기의 근원, 자신을 창작으로 이끄는 영혼 결핍의 근원으로 설정한다."

이번 평론집은 1부의 '문명 비평의 길'과 관련된 글에 이어 2부 백민석.오수연.공선옥.최인석 등 작가의 문화적 작품 세계론, 그리고 3부 신경숙.전경린.하성란 등의 인간 성찰에 관한 평론이 담겨 있다.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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