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씨가 문학을 문명으로 확장하게 된 계기는 임화(리얼리즘)와 김기림(모더니즘)의 비평작업을 함께 검토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과 일본 도쿄대 강상중 교수의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 같은 책을 통해 '근대 비평'의 본령을 찾게 됐다. "문명의 문제를 외면하거나 우회한다면 한 언어가 문화사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몫을 놓치는 것이 되리라." 방씨가 현 지점에서 내린 결론이다.
그의 문명이 있는 문학 평론은 일본에서 한국계로 태어나 캐나다로 이주해 프랑스 문학을 전공한 작가 정욱의 소설 '김치'를 다룬 평론 '문화적 정체성의 탐색과 그 의미'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 듯하다.
"정욱에게 한국이란 빈 중심이고 빈 근원을 이루는 상징물이다.(…)한국 다시 말해 김치를 지리적 고향이 아니라 정신적 허기의 근원, 자신을 창작으로 이끄는 영혼 결핍의 근원으로 설정한다."
이번 평론집은 1부의 '문명 비평의 길'과 관련된 글에 이어 2부 백민석.오수연.공선옥.최인석 등 작가의 문화적 작품 세계론, 그리고 3부 신경숙.전경린.하성란 등의 인간 성찰에 관한 평론이 담겨 있다.
허의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