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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한달…이어령 문화부장관에게 듣는다 |"국민과 함께하는 문화행정 펼칠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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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문화예술인은 물론 일반국민들의 관심과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돛을 올렸던 이어령장관의 문화부가 4일로 출범 한달을 맞는다.
천부적인 달변, 풍부한 지식과 상상력등으로 취임직후부터 많은 화제를 뿌렸고 또 그만큼 세인들의 관심대상이 되었던 이장관과, 그가 이끄는 문화부는 그동안 무얼했고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한달이라는 짧은 기간을 놓고 공과를 가린다는 것 자체가 분명 무리기는 하나 이장관과 문화부는 일단 안팎으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학자로서 가졌던 이상과 장관으로서 매일 부딪치는 현실사이에서 갈등 같은 걸 느낍니다.그러나 이상을 추구하는 것이 현실을 가장 합리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이란 신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취임 1개월의 소감으로 이장관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을 느낀다고 말했지만 부하직원들에 대한 사심없는 동기부여와 사명감의 환기, 장관으로서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솔선수범으로 관료로는 어울리지 않는 학자풍 장관이라는 일반의 우려를 잘 극복해나가고 있다.
문화부가 독립부처로 새로 문을 열면서 그간 추진해 왔고 앞으로 추진할 사업들은 「기상천외」한 것 일색으로 대부분 이장관의 아이디어가 그대로 반영됐다.
이 가운데 국민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정책은 「까치소리전화」다. 문화부에대한 국민의 요구를 있는 그대로 수렴, 정책수립에 참고하자는 취지에서 지난달15일 개통된이 전화로 요즘 하루평균 7백여건의 각종 민성이 있는 그대로 장관에게까지 직접 전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는 문화부에 대한 의견외에도 타정부 부처에 대한 의견제시도 있어 이를 담당부처에 제공해 주고있다. 전화 4대로 용량이 모자라 컴퓨터를 이용, 용량을 늘리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우선 2회선을 더 늘리기로 했다.
이장관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문화」를 만드는 일. 이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문화가족운동은 현재 시인·작가·연예인등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의 명단을 작성하고 있는데 문화그림엽서 보내기등 세부계획이 곧 가시화된다. 국민들의 문화향수권을 확대시키자는 취지다.
이장관의 이러한 국민문화적 발상은 대통령과 3부요인등을 위한 신년 음악회에서도 잘 드러났다.
그동안은 일부 고위층만을 대상으로 한 소위「어전음악회」였던 것을 올해는 공연횟수를 2회로 늘려 일반에게도 공개, 국민들로부터 『잘한다』는 칭찬을 받았다.
또 문턱 없애기·생색안내기·사심 없애기등 「3부원칙」과 이끼입히기·두레박놓기·부지 깽이되기등 「3가원칙」등에서 보듯 문화행정이 군림하는 행정에서 함께 호흡하는 행정으로 바뀌었다는 긍정적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학자 또는 문인출신의 장관과 관료출신 부하직원들 사이에서 발생하게 마련인 불협화음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자유분방하고 무궁무진한 그의 아이디어를 실무자들이 입맛에 맞게 따라가 주지 못하는데서 오는 갭이기도 하지만 시급히 해결돼야할 문제중 하나다.
또 말만큼 실천이 따르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고 업무추진력이 약한 것 같다는 평도 있다.<유재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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