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과외도 "과열" 본분은 잊지말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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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대학생 과외허용 이후 순수한 목적의 용돈을 벌 수 있는 정도를 넘어 직업적으로 나서기까지 하는 대학생들의 사례는 일일이 나열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전봇대에 자기소개와 함께 학생증까지 복사해 붙여놓는 것은 더 이상 애교로 봐줄수 없거니와 학생다움을 상실한 행동을 어느선까지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해 벌어 자가용을 사기도하고 방학이면 호텔을 빌려 휴가를 즐긴다는 소리도 들린다. 물론 소수이겠지만 이들을 과연 학문을 탐구하는 학생들이라 할수 있을까. 1주일에 두 세 번 1∼2시간씩 봐주고 한달에 몇십만원의 보수를 받는다면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힘들게 일하는 수많은 근로자들의 육체적인 노동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이처럼 고소득이 보장되기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졸업한 뒤에도 취직을 마다하고 과외지도를 직업으로 삼기도 한다.
따지고 보면 이들은 거액의 보수를 부고 고용하는 학부모들이 판치는 세태의 소산이다.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 자기자식만은 일류대에 진학시키고야 말겠다는 그릇된 과잉교육열이 오늘날 우리나라 교육현실을 이처럼 어둡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 것일까. 학비와 용돈정도면 충분할 과외교습비가 웬만한 봉급자 월급을 웃도는 오늘의 과외 풍속도를 볼 때 마치 성적도 돈으로 살수있다는 허황된 꿈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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