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로 가는 길에 포기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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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어느 정도의 부를 가져야 부자가 되며 한국의 부자는 몇 명이나 될까" 하는 호기심을 저버릴 수 없다. 어느 정도의 부를 가져야 부자라고 하는지에 대하여 많은 재테크 전문가들이 기준을 이야기하지만 각자의 환경에 따라서 차이가 많이 날 뿐만 아니라 시대에 따라서 부자의 기준은 계속 변화되고 있기 때문에 일정한 금액을 부자의 기준으로 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1970년대에는 보통 사람들의 꿈은 1억원을 모아서 부자가 되는 것이었다. (커피 한 잔에 50원, 강남의 땅 한 평이 3천원 하던 시절) 2000년에는 10억원 부자이야기가 나오더니 부동산 가격의 급등으로 인하여 최근에는 강남 30억원, 강북 20억원은 있어야 부자라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부자들이 40평형대 이상 아파트에 거주한다고 볼 때 강남과 강북 부자의 차이 10억원은 아파트 가격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이다. 40평형 대 이상의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금융자산과 기타 부동산으로 10억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한국 부자의 일반적 모습이다.

부자의 기준은 이처럼 시대에 따라서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 '잘 사는 국가냐 못 사는 국가냐'에 따라서 많은 차이가 난다. 미국 부자는 거주하는 주택을 제외하고 금융자산 10억원을 가져야 부자지만 방글라데시에서는 주택 포함 총 자산규모가 1억원 정도만 있어도 부자 소리를 듣는다.

부자의 기준을 절대적인 금액으로 정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학 입학시험의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절대적인 점수가 아니라 백분율에 의한 상대적인 평가다. 수능시험이 예년보다 쉬워서 모든 학생들의 성적이 많이 올라갔다면 점수가 높게 나와도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가 없다. 한국의 경제력이 향상되어 국민소득이 증가하여 자산이 늘어나면 부자의 기준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원시시대의 부자는 남보다 부싯돌과 날카로운 돌을 몇 개 더 가진 정도이고 유목시대의 부자는 가축을 몇 마리 더 가진 정도이지만 현대로 오면서 부자는 많은 것을 소유하게 되었으며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부가 필요하다. 부자가 되기 위한 절대적인 금액은 항상 변화하지만 상위 1% 이내에 들어가면 그 시대에 사는 사람들이 부자라고 인식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부자는 동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상대적인 평가에 의하여 결정되며 시대와 국가를 떠나서 부를 기준으로 상위 1% 이내에 들어가야 부자라고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의 부자는 인구 4,850만명 중에서 1%인 48만 5천명으로 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국민소득 3만불 시대가 되어 개인의 부가 증대하여도 부자의 숫자는 변하지 않는다. 10년이 지나 50억원을 가져도 상위 48만 5천명 이내에 들어가지 못하면 부자가 될 수 없다.

2006년 종합부동산세를 내는 사람이 40만명 정도로 추산되니 종합부동산세를 낸다는 것은 부동산 보유 기준으로 부자에 들어 간다는 것을 의미하니 종합부동산세 내는 것을 즐거워하라.

학생 시절 상위 1% 안에 들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다 경험을 해 보았을 것이다. 부자가 되는 것과 학교 공부의 가장 큰 차이는 학교 공부는 입학시험이라는 시간의 제약을 받고 아는 문제도 조금만 지나면 잊어 버리기 일쑤지만 부자가 되는 것은 시간의 제약이 없이 자기 페이스로 나갈 수 있고 시간이 흐르면 이미 획득한 부는 스스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똑똑한 사람보다 조금 못나도 고집불통의 우직한 사람이 부자가 될 확률이 높은 연유가 여기에 있다. 똑똑한 사람은 한 방으로 인생역전을 노리지만 못난 사람은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욕심내지 않고 차곡차곡 부를 쌓아간다. 부자가 되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내일 당장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갈 길이 먼데 단거리 경주의 전략으로는 지쳐서 쓰러진다.

재테크 책도 몇 권 읽고 각종 재테크코너를 기웃거리면서 실전 투자를 하다가 여의치 않다고 "돈하고는 인연이 없어" 라고 단정짓지 말라. 부자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실패는 부자의 길을 가면서 필수이다. 하는 일마다 자신의 생각과 차이가 많이 나면 잠시 쉬어 가라.

부자가 되는 것은 릴레이 경주를 하는 것과 같다. 자신이 이루지 못하면 바톤을 자식에게 넘겨 주면 된다. 절대 포기하지 않는 사람만이 상위 1%에 진입하여 부자의 삶을 누릴 수 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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