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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투자 눈썰미가 돈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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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분당 서현동 로데오 거리(上)와 용인 죽전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요즘 상가 투자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각종 규제로 주택과 토지의 투자매력이 뚝 떨어지면서 투자 걸림돌이 적은 상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상가는 크게 ▶아파트 단지 내 상가 ▶근린상가 ▶테마상가(쇼핑몰 등) 등으로 나뉜다. 전문가들은 상가 투자 형태와 방법에 따라 '효자'가 될지, '애물단지'가 될지 성과가 엇갈리는 만큼 꼼꼼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단지 내 상가는 안정적=아파트 단지에 있는 상가를 말한다. 제과점.세탁소.미용실 등 생활밀착형 점포가 주로 들어서는 데다 단지 주민을 손님으로 확보하고 있어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주택법의 보호를 받기 때문에 분양대금을 떼일 염려도 없다.

단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가인 만큼 상가를 고를 때는 단지 규모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단지 규모가 600가구 이상 되는 곳을 고르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단지 내 상가에 꼭 필요한 필수업종만 들어서야 하므로 상가가 너무 큰 것도 곤란하다. 전문가들은 가구당 상가 면적이 0.3평 이하가 적당하다고 충고한다. 예컨대 600가구 규모의 단지라면 상가는 총 180평이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거주자들의 소득수준도 살펴야 한다. 일반적으로 중.소형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단지 내 상가를 많이 활용한다.

상가 위치도 따져봐야 한다. 단지 주민들이 주로 다니는 길과 상가가 연결돼야 이용도가 높다. 구석지거나 경사지에 있는 상가는 피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분양가(입찰가)다. 단지 내 상가는 대부분 경쟁입찰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직접 낙찰받기 어렵다. 따라서 부동산중개업자들이 낙찰받은 상가를 웃돈을 주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 웃돈이 지나치면 투자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주상복합아파트나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는 투자방향이 조금 다르다. 도로변인 경우가 많은데 생활밀착형이라기보다는 유동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업종(제과점.통신대리점.식당 등)이 더 많다.

◆ 근린상가 '두 마리 토끼 잡기'?=근린상가는 주로 신도시나 택지지구 역세권에 많이 들어선다. 분당 서현역, 평촌 범계역, 산본역, 일산 주엽역 일대에 많이 모여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임대와 시세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층이나 유행의 변화에 따라 업종을 쉽게 바꿀 수 있어 '롱런'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상가 가격도 계속 오르는 추세다. 1990~92년 평당 1000만원대에 분양됐던 분당 서현역 일대 근린상가는 현재 평당 5000만원대를 호가한다.

근린상가는 위치가 가장 중요하다. 택지개발지구 내 근린상가의 경우 전철역이나 버스정류장 등을 고려해 유동인구가 어디로 움직일지를 예상해야 한다. 도심지 근린상가는 업무시설과 주거단지가 섞인 곳이 좋다. 주5일 근무에 따른 주말 공백을 인근 주민들이 일부 메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근린상가 투자로 연 6~8%가량의 임대수익을 기대하면서 투자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분양 현장에선 최고 연 18%대까지 부풀리는 경우도 있지만 과장일 가능성이 크다.

근린상가의 가장 큰 단점은 상권 활성화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특히 택지지구의 경우 상권이 자리 잡기까지 5년 정도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처음 상가를 분양받은 투자자들이 초기 공실 등을 견디지 못하고 실망매물을 내놓는 경우도 많다.

택지지구의 경우 상업용지의 비율이 투자성을 가늠하는 데 좋은 지표가 된다. 상업용지가 적을수록 좋다는 뜻이다. 상업용지 비율은 용인 동백 3.8%, 고양 지축 2.9% 등으로 낮고 죽전(6.8%), 평촌(5%), 일산(8%), 분당(8.5%) 등은 높은 편이다. 상가뉴스레이다 박대원 연구위원은 "근린상가는 여유자금으로 투자해야 하며 투자기간도 길게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 '모 아니면 도' 테마상가=테마상가는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투자상품이다. 잘만 고르면 높은 월세에다 권리금까지 챙길 수 있지만 자칫하면 투자원금까지 날릴 수 있다. 따라서 테마상가 투자에 나설 때는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테마상가는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대표상가로 투자 대상을 좁히는 게 안전이다. 상가 입점 후 주변이 어떻게 변할지도 예상해야 한다. 해당 관청이나 현지 중개업소에 들러 교통여건 변화나 지역개발 재료 등을 점검하는 게 필수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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