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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환약에 납중독 부작용 도사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한약을 복용한 뒤 심각한 납중독증세를 보이거나 침을 통해 B형간염 의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환약·가루약등 한약복용에 따른 중금속중독 사례는 최근 수년간 서울대·연세대· 가톨릭 의대등 대학부속병원에서 끊이지 않고 발견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톨릭의대 윤임중교수(예방의학)팀은 가루로된 한약을 지난해 여름철2∼3개월간 먹은뒤 심한 어지럼증·피로감과 함께 얼굴이 백지장처럼 변하는 등 전형적인 납중독증세를 보인 20대 여자환자를 경험했다고 최근 학계에 보고했다.
이 환자의 경우 무릎이 쑤셔 한약을 매일 7백50㎎씩 복용케 됐는데 중독증세가 나타나 검사를 받은 결과 혈액뇨에서 납이 대량 검출됐으며 특히 한약의 전체용량중 무려 약8%가 납성분이었다는 것.
한편 전남목포 성콜롬반병원 내과 정남기박사팀이 85년 4월1일부터 지난해 6월말까지 산모1만여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B형간염바이러스의 보균율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침을 맞지 않은 산모의 보균율이 19.5%인데 비해 침을 맞은 산모의 경우 30.5%로 1.5배 이상이나 높은 보균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방에서 1회용침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B형간염바이러스와 함께 후천성면역결핍증 (AIDS)까지도 감염시킬 수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1회용 침의 사용이 속히 제도적으로 정착될 필요성을 드러내고 있다.
1회용침은 경희대 한방병원등 대학부속병원과 일부 한의원에서는 이미 사용되고 있으나 보험으로 인정되지 않아 시중의 일반 한의원들은 이를 쓰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 류기원 경희대한방병원장은 『납중독등 한약약화사고가 과거에도 여러차례 있었기 때문에 한의사 보수 교육등에서 납성분등 광물질을 쓰지 못하도록 철저히 계몽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의학계에서는 우황청심원에도 광물질인 규소를 빼도록 하는등 광물질의 사용금지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중금속 중독사례가 끊임 없이 계속되고있는 것은 한약방을 운영하는 한약업사들과 무자격 한방의료행위자(일명 돌팔이)들이 정규교육을 받은 한의사(약5천명)의 약20배에 달하며 실제 이들이 한약을 짓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한의학계의 시각이다.
한편 침의 바이러스 질환 감염 우려에 대해 유박사는 『현재 보사부 의료보험급여과에 1회용침의 보험적용을 적극 건의, 절충중에 있으므로 조만간 1회용침의 일반화가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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