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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프로야구에 도미니카 출신 6형제 투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미 프로야구계에 도미니카공화국출신의 페레스집안 6형제가 모두 투수로 활약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뉴욕 양키스의 주전투수인 맏형 파스쿠알 페레스(32)를 필두로 시카고 화이트 삭스의 멜리도(23), 뉴욕 메츠의 2군에서 활약중인 블라디미르(21),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루벤 다리오 (20),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카를로스(18)등이다.
맏형 파스쿠알은 지난해 11월 자유계약선수로 풀리면서 뉴욕 양키스와 3년간 5백7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 형제 중에서 가장 돋보이고 있다.
흐느적거리는 투구 폼과 괴벽을 일삼는 파스쿠알은 선발투수로 지정된 후 야구장까지 차를 몰고 오다 증발해버려 구단이 방송 등을 통해 찾기도 한 문제아.
셋째인 멜리도는 88년 아메리칸리그의 유력한 신인왕후보에 올랐던 실력파.
그밖에 세 명은 현재 소속팀 트리플A에서 촉망받는 신인투수로 활약, 1∼2년 내 메이저리그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들과는 달리 둘째인 발레리오(27)는 82년부터 84년까지 캔자스시티 로열스 투수로 활약하다 대만에 프로야구가 창설되면서 브라더 호텔 팀에 스카우트돼 현재 대만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 6형제의 주무기는 모두 포크볼. 그밖에 남미인 특유의 다혈질, 낙천적인 마운드 매너 등이 공통점이다.
이런 기질 탓에 특히 파스쿠알은 동료들 사이에「예측불허의 사나이」로 불린다.
이 예측 불가능한 사나이는 지난해 8월 시카고 커브스팀과 대전 때 첫 주자의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목을 스치고 지나가자 다음타자 공격 때 상대팀 덕 아웃으로 강속구를 뿌려 보복하기도 했다.
83년 아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15승8패를 기록한 파스쿠알은 84년초 도미니카 당국으로부터 코카인복용과 소지혐의로 기소돼 3개월간 감옥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해 5월 마운드로 돌아온 파스쿠알은 8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팀 투수들과 빈볼던지기 싸움을 벌이기전까지 승승장구했으나 파드리스 투수들로부터 머리 쪽에 집중공격을 받아 두세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 후부터 주눅이 들어 안쪽 볼을 못 던지게 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85년에도 신통치 못하다 메츠팀과의 3연전 후 도미니카의 심령술사를 만나기 위해 5일간 증발. 파스쿠알을 진단한 심령술사는『네 몸에는 악귀가 서려있다』고 말했고 그해 파스쿠알은 심령술사의 진단대로 악령이 씐 탓인지 1승13패, 방어율 6·14로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고 팀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속임수 피칭, 긴 다리를 흐느적거리는 투구모션으로 상대타자를 괴롭힌 파스쿠알에 대해 동료투수 데이브 라포인트는『타자들은 강한 바운드 볼을 날려 그의 다리를 분질러놓고 싶어 할 정도』라고 촌평.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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