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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조폭이 상품권 유통망 장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정원은 24일 '사회악 일소차원, 사행성 게임장 폐해 근절 긴요'라는 보고서에서 "전남 영광파 중간보스 안아무개는 성인오락실 상품권 발행액 3위 업체인 'ㅎ상품권'의 전국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으며, 서방파 부두목 오아무개는 하루 평균 매출 1억 ̄5억원의 무허가 카지노 2곳을 운영하고 있다"며 "불법 환전 등으로 인한 세금 탈루 소득액이 성인오락실 연 4조5000억원, 사행성 피시방 연 4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이 문건을 단독입수했으며 지난달 국정원이 청와대에 보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우리나라의 도박 중독자(인터넷 게임 포함)는 성인의 9.3%인 320만명으로, 캐나다(2.6%), 오스트레일리아(2.1%)의 4배 가량 된다고 밝혔다.

인구 5만여명의 강원 평창군의 경우 24개 업소에서 하루 평균 최저 200만원에서 최고 1000만원의 도박자금이 유입되는 등 지역 상권 공동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전국의 등록업소는 2003년 1만1000여개이던 것이 해마다 15%이상 늘어 현재 미등록업체를 포함해 2만여개가 성업중이라고 덧붙였다.

공무원과 업소와의 유착 사례도 상세히 나와 있다. "삼성동의 'ㅇ 카지노바'의 사장이 '단속 걱정 안해도 된다'고 자랑하고 있어 관할 강남경찰서와의 유착설이 유포되고 있다"며 "관련 공무원들이 단속 정보 제공이나 불법행위를 묵인해주는 대가로 업주로부터 향응을 받거나 합법적인 투자를 가장해 일정 수익금을 제공받는 등 유착으로 단속이 겉돌고 있다"는 것이다.

한명숙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사행성 게임장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검찰은 전면적 압수와 단속을 통해 사행성 게임을 조속히 퇴출시키고, 조직폭력과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사행성 오락기 비리를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정윤기)은 24일 경품용 상품권 업체 19개사 전부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에 사상 최대 규모인 검사 10여명과 수사관 230여명을 동원했으며, 이들 업체들로부터 각종 서류와 회계자료 등을 확보했다.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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