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설기현 '고속주행'… 2경기 연속 도움 + 최고 평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설기현(右)이 애스턴 빌라의 가렛 배리와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버밍엄 AP=연합뉴스]

"설기현이 저렇게 잘하는 선수였나. 다시 봐야겠네."

국내 축구팬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설기현(27.레딩)의 상승세가 눈부시다. 2경기 연속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2경기 모두 양팀 통틀어 최고 평점을 받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설기현은 24일 새벽(한국시간) 벌어진 애스턴 빌라와의 원정 경기에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 전반 4분 선취골을 어시스트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 가랑이 사이로 볼을 빼낸 설기현이 왼발로 길게 크로스를 올렸고, 케빈 도일이 헤딩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레딩은 1-2로 역전패했지만 설기현은 양팀 22명 선수 중 가장 높은 평점 8을 받았다. 설기현은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이었던 미들스브러전(3-2승)에 이어 2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해 프리미어리그 도움 순위 공동 1위(9명)에 올랐다.

설기현만큼 평가가 엇갈리는 선수도 없다. 일부 축구팬은 "설기현은 기복이 심하고, 가끔 어처구니없는 플레이를 한다"고 혹평한다. 5월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나온 '역주행 사건'으로 불신은 더 깊어졌다. 하지만 대표팀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설기현은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신뢰를 보낸다. 드리블과 페인팅 동작이 커 자칫 어설프게 보일 수도 있지만 유럽의 덩치 큰 선수를 제쳐내는 데는 큰 동작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왼발과 오른발을 가리지 않는 '칼날 크로스'도 그만의 무기다.

설기현은 옮긴 팀에서 주전을 확보하고, 스티브 코펠 감독의 신임을 받으면서 안정감과 자신감을 찾았다. 프리킥.코너킥을 도맡아 차게 돼 어시스트 기회도 많아졌다.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첫 골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찰튼 어슬레틱과의 원정 경기에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후반 13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크로스를 멋진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볼은 골포스트를 강타하고 튀어나왔다. 맨U는 3-0 완승을 거뒀고, 2연승을 하면서 8골을 넣는 막강 화력을 과시했다. 박지성은 평점 6을 받았다.

정영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