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상품권, 이것이 궁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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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바다이야기' 파문이 확산되면서 경품용 상품권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상품권 유통업체가 관련 상품권의 매입을 중지하고 일부 가맹점은 이를 받지 않는 곳도 있다.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은 24일 사행성 오락게임 관계장관 회의에서 "상품권 환불 요청을 거절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발행 업체들이 고의 부도를 내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회의를 주재한 한명숙 국무총리는 "문화부가 서울보증보험과 논의해 환불에 문제가 없도록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상품권에 대한 불신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상품권 물량을 약 4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문화부의 방침대로 내년 4월부터 경품용 상품권을 전면 폐지하면 혼란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 가맹점들이 상품권을 받지 않게 되면 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손해를 보게 된다.

문화상품권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문:앞으로 오락실에서 경품용 상품권을 주지 않는다고 하던데.

답:내년 4월 말부터 그렇게 된다. 24일 문화관광부는 경품용 상품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경품취급기준 고시를 입법예고했다. 다음달 중순에 새로 바뀐 고시가 공포된 뒤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된다. 다만 입법예고한 내용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 시행 시기가 다소 일러지거나 늦어질 수도 있다.

문:경품용 상품권이 폐지되면 이미 발행된 상품권은 어떻게 되나.

답:상품권을 대량으로 보유한 환전소나 오락장에서 발행 업체를 상대로 일시에 현금 상환을 요구할 경우 일부 오락실이나 상품권 총판사들이 현금 상환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원래 상품권은 환전 대상이 아니다. 게다가 일반 소비자와는 관계없는 오락실 업계에 국한된 문제이므로 전체 상품권 유통시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 경품용 상품권은 서울보증보험의 지급 보증을 받아놓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1인당 최고 30만원까지 보상해 준다.

문:그럼 오락실에서 모든 경품의 지급이 금지되나.

답:아니다. 액세서리.완구.의류 등의 물품은 여전히 허용된다. 한번에 받을 수 있는 경품 가격은 청소년용 1만원, 성인용 2만원 이내다. 한 게임에 걸리는 시간은 4초 이상으로 규정돼 있다.

문:부모님에게 드린 구두 상품권이나 백화점 상품권은 어떻게 되나.

답:백화점.할인점.구두 제조업체 등이 발행한 상품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들 업체는 자신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바탕으로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상품권은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지정한 19개 업체가 발행한 경품용 상품권이다. 이 중 1개 업체는 지정만 받고 상품권을 발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18개 업체가 발행한 상품권만 문제가 된다. 성인 오락실에 드나든 적이 없다면 문제가 있는 상품권을 지닐 가능성이 별로 없다.

문:상품권이 어음과 수표와 어떻게 다른가.

답:상품권은 상품이나 서비스와 교환할 수 있는 증서다. 원칙적으론 현금으로 직접 환전할 수는 없게 돼 있다. 물론 상품권 발행업체가 부도 냈을 경우 상품권 소지자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없게 된다. 휴지 쪽이 된다는 뜻이다. 이를 대비해 상품권 발행업체는 보증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수표는 이를 발행한 사람이 지급인(시중은행 등)에게 수표가 제시되면 일정 금액을 지급해 주라고 위탁한 유가증권이다. 수표의 액면가대로 현금과 교환할 수 있어 현찰이나 다름없이 쓸 수 있다. 어음은 발행인이 일정 금액의 지급을 약속하거나 제3자에게 그 지급을 위탁한 유가증권이다. 발행인이 부도를 내면 지급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수표보다는 안전성이 낮다.

문:상품권은 국내총생산에 포함되나.

답:상품권의 발행액 자체는 GDP에 포함되지 않는다. 상품권을 발행한다고 해서 우리 경제의 부가가치가 새로 창출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만 상품권을 발행하는 회사나 이를 이용하는 가맹점, 또는 오락실의 이익이나 그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임금은 GDP 계산에 잡힌다. 또 상품권은 현금이나 수표와 달리 한국은행의 통화관리 대상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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