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교수 "치고 빠지기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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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펀드를 통해 개인적으로 얻게 될 수익금 전액을 사회 공익재단에 기부하겠다."

속칭 '장하성 펀드'의 고문을 맡고 있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24일 이 펀드에 쏠리는 세간의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럽다며 이렇게 말했다.그는 '장하성 펀드'의 효과로 '국부 증대'를 들었다.

"기업지배구조펀드의 요구대로 기업의 지배구조가 좋아지면 회사가 성장하게 되고 주가도 올라 대주주를 포함한 주주의 이익과 국가의 국부가 모두 늘어난다."

그는 이날 태광산업 그룹주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며 시가총액이 2000억원 정도 늘어난 것을 예로 들었다. 태광그룹 주가가 뛰면 우선 대주주가 가장 큰 이익을 보고, 소액주주도 같이 이익을 본다. 더불어 시가총액이 늘기 때문에 국부도 늘어나 모두 득을 본다는 얘기다. 그는 항간에서 장하성 펀드에 대해 갖고 있는 의혹에 대해서도 듣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장하성 펀드'가 소버린이나 칼 아이칸 처럼 주가 차익만 빼먹고 빠지는 속칭 '먹튀'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그는 "대한화섬에 대한 투자는 최소 몇 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이루어졌다"며 "단기간에 자본이득을 본 뒤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가 뛰었다고 팔고 나가는 '치고 빠지기' 식의 투자는 기업지배구조펀드의 목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물론 이 펀드가 한국을 떠나는 일도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자본이득만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도적으로도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앞으로 몇 년 동안은 펀드에서 돈을 뺄 수 없도록 (Lock-Up) 계약을 맺었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펀드의 소재지를 아일랜드로 정한 것이 세금 회피를 위해서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펀드에 투자한 외국의 연기금이나 기관들이 세금부담이 적은 아일랜드에 소재지를 두는 게 좋겠다고 권유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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