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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리에가 재판 시작/마이애미 지방법원/마약밀매등 혐의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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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치범일뿐”… 혐의사실 모두 부인/미법원 재판권에 이의제기/노리에가
【워싱턴ㆍ마이애미 로이터ㆍAPㆍAFP=연합】 3일 오후8시50분(현지시간) 미군당국에 투항한뒤 곧바로 미국의 마이애미 지방법원으로 호송된 파나마 전 실권자 마누엘 노리에가장군에 대한 사법절차가 4일 개시됐으나 노리에가는 자신이 정치범이므로 미국법원은 자신을 마약밀매혐의로 재판할 권한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미군 C­130 수송기편으로 파나마시티를 떠난지 6시간만인 이날 오전 2시45분(한국시간 오후4시45분) 마이애미 인근 홈스테드 공군기지에 도착한 노리에가는 곧 마이애미 지방법원으로 옮겨졌으며 이날 오후 25분간 법정에 출두,인정신문을 받았으나 이 자리에서 혐의사실에 관해 답변하기를 거부하고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노리에가의 법정대리인 프랭크 루비노변호사는 윌리엄 호블러 마이애미 지방법원 판사에게 『노리에가장군은 자신이 미국에 불법 인도된 정치범이므로 이 법정의 재판에 복종할 것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올리브 그린색 군복을 입은 노리에가는 통역을 통해 이를 청취했으며 자신에 대한 판사의 직접 질문에 대해서는 꼿꼿이 서서 뒷짐을 진 자세로 스페인어로 답변했다.
호블러 판사는 이날 노리에가에 대한 심리를 연기하고 연방법원 집행관의 보호하에 감금할 것을 명령했다.
체니 국방장관은 4일 노리에가가 사형선고를 받지는 않을 것이란 보증을 받았다고 밝히고 마약밀매 혐의로는 사형선고가 내려지지 않는다는 점이 교황청 대사관을 통해 그에게 전달됐다고 말했다.
노리에가는 마이애미뿐 아니라 탐파시에서도 똑같은 혐의로 기소돼 있는데 그가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최고 1백45년 징역형에 1백10만달러의 벌금이 병과된다.
한편 조지 부시 대통령은 3일 미군의 파나마 군사개입목표가 모두 달성됐다고 선언,파나마 잔류 미군이 현지사정이 허락하는한 조속히 철수할 것이라고 밝힌데 이어 4일 미군철수를 위해 콜린 파월 합참의장을 파나마에 파견했다.
그러나 마르코스 맥그라스 파나마 대주교는 4일 미국이 지원하는 신정부가 전권을 장악할 때까지 미군이 파나마에 머물러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미군이 당장 철수할 경우 파나마경찰과 법원이 조직력을 상실한 현상태에서는 치안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말하고 미군은 새정부가 기틀을 잡을 때까지 계속 머물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리에가 주요혐의
▲콜롬비아의 메데진 카르텔로부터 코카인 운반과 마약밀매자금 불법유통과정을 보호하고 마약제조장소를 제공하는 한편 마약범들을 법망으로부터 보호하는 대가로 4백60만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
▲마약밀수범들에게 파나마를 미국행 코카인의 중간 경유지로 허용한 혐의.
▲83년 집권을 전후해 공직을 이용,국제적인 마약거래범들을 보호한 혐의.
▲코카인 제조용 화학약품 반입주선 혐의.
▲마약조직의 마약밀매자금을 파나마내 은행에서 합법적으로 전환시킨 혐의.
▲콜롬비아 법무장관 암살후 대대적으로 실시된 콜롬비아내 마약범 소탕작전을 피해 마약조직 두목들이 파나마로 활동지를 옮기도록 허용한 혐의.
▲노리에가가 보호대가로 뇌물을 받은 마약제조장이 파나마군대에 점령당한뒤 쿠바를 방문,피델 카스트로 쿠바대통령에게 마약조직과의 사이에 벌어진 분쟁을 중재해 주도록 요청한 혐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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