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트남의 김정일 은행 계좌 차단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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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비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미국의 대북 금융 봉쇄망이 베트남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마카오 은행에 2400만달러가 동결된후 북한은 계좌를 베트남, 몽골로 옮겼다. 그러자 워싱턴이 김정일의 베트남 계좌를 겨냥해 칼을 뽑아든 것이다.

미국 의회조사국 라파엘 펄 연구원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금융제재 이후 북한이 베트남, 몽골 등 10개국 23개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국은 북한의 불법행위 관련 계좌문제와 관련해 베트남 등 관련국들의 전폭적인 협조를 얻고 있다"며 "중국, 베트남, 몽골, 러시아 등 어느 나라도 북한으로 인해 자국 은행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 금융기관에서 북한 관련 계좌가 동결되고 북한이 다시 새로운 계좌를 열기 위해 애쓰는 것은 북한이 국제금융체제에서 받고 있는 압박의 강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의 산케이 신문은 미국 정부가 베트남을 포함한 10개국에 대해 자금의 송금을 봉쇄하기 위해 북한의 계좌를 동결시키라고 촉구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심한 회사 명의가 아닌 개인 명의로 은행 계좌를 신설했다. 그러나 이를 파악한 미국은 베트남 은행들에 약 10여개의 북한 계좌가 있음을 지적하고 베트남에 엄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베트남은 미국 요청에 긍정적으로 회답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미국은 태국과 몽골에도 유사한 요청을 할 것이라고 산케이는 전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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