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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셰스쿠 비리 낱낱이 공개|신 정부 정국개편 착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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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루마니아가 차우셰스쿠 정권 붕괴이후 새로운 정치체제 구축을 위해 여러 가지 급진적 조치를 취하고 있어 혼미를 계속하고 있다.
루마니아 신정부인 구국전선위원회는 저항을 계속하고 있는 친 차우셰스쿠 보안경찰에게 투항을 권고, 최후통첩을 발표한 이래 보안 군들이 속속 투항하고 있으나 보안 군에 대한 잔혹 행위 가능성에 대해 국내외의 비판과 우려를 사고있다.
구국전선 위는 최근 차우셰스쿠의 비리를 속속 공개, 구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신 정부의 정통성추구를 모색하고 있는 등 급속한 정국개편에 착수했다.
동족 대학살 등의 혐의로 전격 처형된 차우셰스쿠 전 루마니아 대통령이 공산당 하부조직에 하달한 최후 명령은 『정부에 저항하는 모든 시민들을 즉각 말살하라』는 것이었다고 유고의 일간지 폴리티카가 28일 폭로했다.
이 명령서는 『12월21일(목요일) 오후 6시 최종 지시…모든 당원들은 최상의 조직력을 유지, 무기를 들고 싸울 것. 당과 당원들은 위협받고 있는 국체수호를 위한 태세를 갖추고 우리의 조치에 저항하는 자는 모두 즉각 말살할 것』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차우셰스쿠 부부는 지난 22일 헬기를 이용, 차우셰스쿠 출생지인 남부 올트 지역으로 가기를 원했으나 대통령 헬기승무원이 라디오를 통해 헬기를 강제 착륙시키라는 군 당국의 명령을 듣는 바람에 탈출에 실패했다고 루마니아 일간 리베라지가 전했다.
차우셰스쿠 부부를 태운 헬기는 지난 22일 낮12시 15분쯤 부쿠레슈티중심부에 위치한 공산당중앙위 본부건물을 이륙했으나 공군당국의 명령으로 승무원들에 의해 부쿠레슈티∼피테스티 고속도로 인근에 강제 착륙됐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강제 착륙 당한 이들 부부는 한 민간인 차량을 세워 여자운전자를 강제로 끌어낸 뒤 알려지지 않은 목적지를 향해 곁길로 달려가다 검문을 받고 체포됐다.
처형된 차우셰스쿠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포르노 필름과 관련 기구들을 수집했으며 그의 일족들의 섹스파티를 찍은 영화들을 보며 즐겼다고 서독의 일간지인 빌트자이퉁 지가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차우셰스쿠를 비롯한 니쿠, 발렌티, 조이아 등 3명의 자녀들이 터무니없이 방탕한 생활을 즐겼다고 말하고 이들의 방탕한 행동 중에는 자신들의 섹스파티를 촬영, 감상하는 것도 포함 되어있다고 말했다.
차우네스쿠의 아들이 자시비우 시 당 서기였던 니쿠는 자신이 수십 명의 여인들을 폭행한 특별침실을 시 당 본부 내에 마련해두고 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최근 공개된 이 침실은 희생된 여인들의 옷들로 가득 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니쿠는 현재 체포된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 신문은 차우셰스쿠 부부는 생전에 금으로 만든 식기들만 애용했으며 벽장에서는 서방에서 만들어진 실크 잠옷이 85벌이나 발견되었고 그가 목욕할 때는 역시 서방에서 특별 수입한 광천수를 이용했다고 전했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차우셰스쿠의 친형으로 그동안 빈 주재 루마니아 무역대표부에서 일해온 마린 차우셰스쿠(73)가 대표부건물 지하실에서 목맨 시체로 발견 됐다고 발표했다.
마린 차우셰스쿠는 엘레나와 사이가 좋지 않아 지난 73년 빈으로 밀려나 그동안 내내 이곳에서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지신문 쿠리에는 그가 루마니아 비밀경찰 서유럽 책임자로 일해 왔다고 폭로했다.
차우셰스쿠 전 대통령의 여동생과 조카·제수 등 3명의 가까운 친척도 정규군과 민병대에 의해 체포됐다고 루마니아 관영 아제르 프레스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체포된 3명의 친척은 차우셰스쿠의 여동생 엘레나 바르발레스쿠와 그녀의 아들 에밀, 그리고 차우셰스쿠의 4명의 동생가운데 1명의 아내 등 인 것으로 발표됐다.
구국위는 퇴역 고급장교 수명을 현역에 복귀시키는 포고령도 승인하고 전 국방장관 게오르게 밀레아 장군을 육군원수로 추서 했다.
차우셰스쿠 정권은 밀레아 장군이 서부지방도 시티미시와라에서 폭동이 발생한 후 자살한 것으로 되어있으나 일부 소식통들은 그가 폭동진압조치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비밀경찰에 살해된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폴란드 자유노조 지도자 바웬사는 28일 루마니아당국에 대해 더 이상의 특별재판과 즉결처형은 없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웬사는 이날 고향 인그다니스크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법의 통치가 재확립되어야 하며 정의와 법에 대한 존중은 테러와 폭력 앞에서도 옹호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사면위원회(엠네스티 인터내셔널)는 28일 루마니아 신 정부에 대해 처형으로 위협을 받고있는 보안경찰의 생명을 존중해 줄 것을 촉구했다.
국제사면 위는 억류중인 전직 행정관리와 보안 군들을 포함한 모든 정치범에 공정한 재판을 보장함으로써 인권을 존중해줄 것을 시급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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