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폭력 시위에 최루액 사용 검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1면

경찰은 21일 폭력시위가 발생할 경우 최루액을 분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택순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불법.폭력시위의 건수는 줄었으나 점차 대형화.과격화되면서 경찰의 부상이 늘고 있다"며 "폭력시위대와 진압 경찰 사이의 간격을 유지하는 조치를 강구하고 있으며 최루액 분사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철주 경찰청 경비국장은 "집회.시위 현장에서 불법.폭력행위가 발생할 경우 살수차(물대포)에 최루액을 섞어 분사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루탄을 다시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시민 불편이 크고, 시위대를 자극해 투석이나 화염병 사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판단해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전.의경 수송 버스를 이용해 차단벽을 만드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버스를 태우거나 훼손하는 행위가 늘어 사실상 효과가 적은 실정이다.

현재 경찰이 보유 중인 살수차는 9대며 내년에 4대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최루액이 담긴 개인용 분사기를 일선 진압경찰에게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력시위자의 사법처리와 관련, 그동안 '사진 채증→사후 처벌'의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 검거'를 강화하기로 했다. 김 경비국장은 "폭력시위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전담부대 운용을 자제해 왔다"며 "앞으론 과격.폭력 성향이 강한 집회엔 검거 전담부대를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폭력.과격 시위=최근 폭력시위 건수는 줄어든 반면 평택.포항 등지의 일부 집회가 폭력.과격 양상을 보이면서 경찰의 부상이 늘고 있다.

폭력시위는 2003년 134건, 2004년 91건, 2005년 77건, 올 7월 말까지 30건 등으로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경찰 부상자는 2003년 749명, 2004년 621명, 2005년 893명, 올 7월 말까지 469명으로 줄지 않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벌어진 대규모 폭력시위는 주최 측이 조직적으로 준비했기 때문이라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경찰은 100~500명 규모의 '전문 시위꾼'이 선봉대로 편성돼 과격 집회를 주도한다고 보고 있다.

이철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