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시달리겠지만 자신있게 대처해 달라"

노무현(사진) 대통령이 사행성 성인오락게임 '바다이야기'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정면 대응을 선언했다.

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검찰과 감사원은 의혹에 대해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원칙대로 철저히 조사해 한 점 의혹 없이 국민에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철저하고 조속한 대책 마련도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당분간 이런저런 의혹 때문에 시달리겠지만 진실이 밝혀지면 오히려 참여정부가 투명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 있게 대처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정치권과 언론을 향해서도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야당과 언론도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근거 없는 주장은 피해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고통을 안긴다"며 "정부 비판이 본분이긴 하지만 책임 있는 비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어도 어떤 의혹을 제기할 때는 최소한 민간인이 고소장을 쓸 때 가지고 있는 긴장감과 윤리의식을 가지고 해야 한다"며 "언론은 이제 정치의 영역으로부터 시민사회로 돌아가 본분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 정태호 대변인은 "최근 사례를 포괄적으로 말씀한 것"이라고 해 유진룡 전 문화부 차관 경질 논란, '바다이야기'를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를 바라보는 노 대통령의 인식이 발언 속에 담겨 있음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참여정부는 권력형 비리가 없다"고 강조해 왔다. 그런 만큼 '바다이야기'와 관련한 의혹이 여권 실세 및 대통령의 조카에게로 이어지자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부분에 대해선 적극 대응하라"고 입장을 밝힌 셈이다.

정 대변인은 "정권 실세, 측근 등의 용어를 사용해 마치 참여정부가 비리가 있는 것처럼 하는 정치권도, 언론도 비겁하다"며 "게이트, 게이트 주장하는데 나중에 역사는 이것을 '정치 공세 게이트' '언론 왜곡 게이트'라고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무회의장에 입장하며 한명숙 총리에게 "게이트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승희 기자